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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2백권 책의 보람”-시골마을 작은도서관을 읽고-
엄귀섭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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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0일자 영월신문에 실린 ‘시골마을 작은도서관’이란 제목의 글을 읽고 진한 감동과 고향의 향수를 새롭게 느껴보는 순간이었다.
남면 면장으로 부임한지 얼마 안 되는 오부영님의 글인데, 자상하고도 알뜰한 그의 성품을 알게 하는 내용의 글이었다. 시골 면사무소에 설치한 좁은 공간의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소실되어가는 책을 안타까워하고 목말라하는 면민의 독서열을 칭찬하며 독서를 장려하는 시골 농촌 면장의 자상함과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평생을 두고도 다 배우고 지식을 채울 수 없는 사람의 한계성을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비시켜 고백하는 그의 진솔함은 잔잔한 감성의 흐름과 진한 감동을 갖게 한다. 또 책이 불과 이백권 정도 소장돼 있으나 아직도 독서열에 비하면 아직 충족시킬 수 없는 작은 숫자임을 안타까워한다.
도시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는 분리수거(쓰레기)때 마다 많은 헌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는 소중한 책이 섞여 나온다. 도농간의 양극화 현상은 이런 데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옛날 ‘마을문고운동’을 연상케한다. 컴퓨터시대에 접어들면서 독서열도 점차 식어가는 추세이고 영상매체에 의존하는 인터넷시대로 다가오면서 책의 희소가치가 점점 감소돼간다. 그러나 아무리 편리한 방법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하더라도 책의 소중함은 동서고금을 통해 인정해 오고 있다.
역사는 문자기록을 통해 엮어나간다. 그래서 역사는 책을 통해서만 증거 된다. 감각과 시각적인 면에서는 같을 수 있겠으나 쓰고 보는 특별한 수고로움은 초현대적 편의주의보다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기억하는 면에서나 책장을 넘기면서 감각적으로 느끼는 미묘한 심취함은 어찌 컴퓨터작동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또한 집안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서제에 앉아 독서하는 그 운치는 느끼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인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인 두 어린이의 대출부 기록 내용 ‘TV동화 행복한 세상2’, 대출과 반납 날짜 등은 퍽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소박한 아이들이 도시 아이들 못지않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가길 소원하는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시골면장이 자꾸만 오버랩 되어지는 까닭은 나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에서 일게다.
나도 고향시골 좁은 공간(도서관)에서 잠깐 동안이라도 독서해 보고 싶어진다.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말이다. 독서는 인간의 내면의 공백을 채우고 그 공백은 바로 독서라는 지식의 자산, 영적양식을 통해 채워진다.
‘내가 안다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뿐’이라 한 소크라테스의 명언과 같이 아무리 채워도 무한대한 삶속의 무지함의 공백을 다 채울 수는 없다. 易地思之(역지사지)의 생활철학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젊은날의 무지함을 진솔하게 고백했지만 知天命(지천명)의 그의 연륜은 참으로 값진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굶주리지 않은 자가 어찌 배고픔을 알 수 있으랴. 목말라 보지 않은 자가 어찌 갈증남을 알 수 있으랴! 그렇다. 사람은 체험의 동물이기에 체험없이는 깨달음이 진실되지 못하다. 완벽하지 못한 어설픈 지식일 뿐이다.
책속에서의 체험을 터득하고 지식의 근본으로 살아야 한다는 그의 값진 글을 읽은 셈이다. 나에게도 좋은 교훈을 준다.
시골마을 작은 도서관이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크게 영광으로 창대해 갈 것이라 확신한다. 열성있는 시골면장의 알뜰한 면민사랑이 있는 한 반드시 ‘우주방도서관’으로 꼭 자리 매김돼 갈 것이다.
“오부영 면장님! 시골작은도서관 꼭 파이팅 하십시오.”
‘쌈지방 도서관’이 ‘마을문고 운동’의 복귀열기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도 해 본다. 책은 책을 소중히 여기는 자의 전유물일뿐 장식품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다. 모두의 건승을 빌어마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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