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 영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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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주년김수영 영월공업고등학교 교사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6.10.20 14:53:58

사람들이 60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하면 60가지의 간지가 된다. 즉 갑자(甲子)에서 시작하여 계해(癸亥)까지가 60가지인데, 자기가 태어난 간지가 60회를 돌아 다시 태어난 간지의 해를 맞이하게 되는 때를 회갑(回甲)이라 하여 첫돌, 결혼, 과 더불어 큰 잔치를 베풀어 온 것에서 60에 대한 큰 이유라 할 것이다.

물론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회갑잔치상은 거의 사라 졌지만 그래도 그것이 갖는 느낌은 다른 게 분명하다. 장수의 뜻을 축하의 메시지로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간의 성장과정을 역사 속에서 자신을 반추(反芻)해보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설계를 구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료교사와 함께한 술자리에서 인근에 있는 학교는 개교 60주년 행사를 가졌었는데, 영월공고는 행사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냥 하루 쉬기로 했다는 다른 동료의 말에 쓴 웃음만 지었던 일이 있었다.

영월공업고등학교는 1946년 3월1일 공립영월중학교로 개교하여 동년8월 19일에 초급중학교 설립인가(농업과 6학급)를 받은 것이 영월공고의 전신이 되는 셈인데, 항간에는 이는 중학교 개교이지 고등학교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는데 이는 잘못알고 있는 것이다.

해방 전 우리나라는 중등교육기관이 거의 전무 한 상태이고 소학교만 있는 상황에서 해방 후 생긴 학교는 거의‘중학교’라는 명칭을 갖게 되다가, 한국 전쟁 발발 당시 피난하였다가 1950년 10월15일 수복개교 하였는데 이때 미국식 교육편제가 도입되면서 고교과정이 편성되면서 동시에 영월공고도 학제 개편에 따라 1951년 8월 31일에 영월공업고등학교로 승격인가를 받는다. 그해 수복개교를 기준으로 10월 12일 개교 기념식을 같게 되었는데 그 이후 오늘날 까지 이날을 개교기념일로 삼고 있다.

강원도에서 공업계고등학교로서는 가장 먼저 개교한 ‘영월공고’는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근대 산업발전과 눈부신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담당했던 기능인력 산실의 보고로써, 영월발전과 함께 성장의 기치를 드높였던 학교는 정보와 지식기반의 사회로 접어들면서 굴뚝산업의 쇠퇴, 석탄산업합리화 등으로 지역경제의 타격과 함께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동문의 한사람으로 모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로서 12일 맞았던 개교 60주년은 내 가슴속에 오랜 도록 시린 가슴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변변한 기념식도 축하연도 없이 그저 동료교사 몇 몇과 함께 가을산행을 한 게 고작이었으니.

학교 나무를 사전 하락도 없이 베었다고 벌 때 같이 일어났던 영월중공고동문회, 매년 엄청난 돈을 쏘다 부며 성대하게 체육대회를 치르던 영월중공고동문회, 그 존재의 가치가 의심스러운 정도이다.

한 때는 많은 재학생들로 인하여 가정경제를 의존했지만 이제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영월공고, 이제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아 가슴이 저리다. 산행 후 뒷 풀이 술잔을 기울이는데 동료교사의 넋두리가 아직도 귓가를 허공을 맴돈다.
‘이젠 영월공고도 맛이 같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