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취감 - 영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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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취감조성기(영월읍 영흥9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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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6 18:36:29

내가 어릴 때 살던 우리 마을에서 초상이 났다. 마을 사람들은 고인께서는 많은 자손을 두었고 장수하였으니 호상(好喪)이라며 그리 슬퍼하지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내가 그 나이가 아닌가!
근래에 들어서 고혈압, 협착증, 당수치도 올라가는 등 노인성 질환이 생기고 있지만 약을 복용하면서 운동도 좀 하니까 생활하는데 무리가 없는 듯하다. 그래도 주위에서는 나보고 건강하다고 한다.
젊었을 때는 직장생활에 매달려 앞만보고 달렸다. 그땐 내 손에 없는 것을 찾아 밤낮 달렸지만 요즘은 남은 인생 어떻게 하면 보람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 본다
어느날 컴퓨터 서핑을 하다가 운전면허증 밖에 없는 내가 심심풀이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없을까 생각한 끝에 워드프로세서 대해 알아보니 2011년도를 마지막으로 1,2,3급이 통합되어 2급 3급이 없어진다고 한다. 이 기회에 3급이라도 하나 만들어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모레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이것을 취득해 무엇하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는 시간을 이용해 취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안사람(처)에게 얘기했더니 그 나이에 취득해 뭣 하느냐면서 핀잔 아닌 핀잔을 주면서도 해보라고 권했다.
워드프로세서 시험은 이론시험 먼저 보고 합격자에 한해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었다. 이론 시험은 일주일 공부하니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기는 정확성과 속도를 겸비해야 했다. 정확성은 연습하면 그래도 할 수 있었지만 속도가 붙지 않았다. 독수리타법으로 속도를 내자니 영 따라갈 수가 없었다.
젊은 사람처럼 원본만 보고 타자를 쳐야 하는데 나는 원본보고, 화면보고, 또 자판보고... 이렇게 세가지을 보면서 연습하니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열심히 한 결과 약 1개월 후에는 주어진 시간 안에 어지간히 따라 갈수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험을 치러보니 예상과 달랐다. 1차는 시간 기능 모두가 부족했고, 2차는 시간이 약간 부족했고, 3차에 겨우 합격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생각하기에 워드프로세서시험이 운전면허시험만도 못할지 모르지만 독수리타법으로 44년생 69세에 합격을 하고 보니 여간 기쁜게 아니다. 자신감도 생겼다. 이 나이에도 열심히 하면 된다는 자신감. 그것도 꼭 필요하지도 않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보니 더욱 마음이 후련했다.
임진년 새해 벽두에 난생 운전면허에 이어 두 번째 자격증을 취득하니 기분은 좋다. 이제 이를 계기로 경로인들의 모임에서 무보수 봉사라도 할 곳이 있나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내친김에 세번째 자격증에 도전해 볼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