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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힘고화숙(영월군학부모협의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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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쯤 전이었을 것이다. 한 건물에 살고 있던 분이 새벽 산책을 나갔다가 어미 잃은 여러마리의 청둥오리 새끼를 가져온 적이 있었다. 복도의 라면박스에서 재잘대는 병아리들을 영문도 모르고 넘겨받았던 나는 시골의 부모님께 가져가 토종닭의 병아리들과 함께 섞어서 키울 수 있게 되었다.
몇 개월이 지나자 눈으로 확연히 청둥오리임이 드러났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커다란 물웅덩이를 만들어 그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은 기발한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게 되었고, 다음날 우리 가족은 웅덩이 속에서 즐거워해야 할 오리의 모습 대신 모두 익사라는 참혹한 현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오리가 물속에서 익사를 하다니, 기가 막혔지만 그들은 토종닭병아리와 함께 양육되었기에 어미로부터 자신이 오리임을 교육받지 못했고 자맥질도 전수받지 못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11월 첫 주에 영월교육지원청에서 찾아가는 학부모교육 “자녀와의 대화법” 교육이 있었다. 부모로의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내가 훌쩍 자란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상처 없는 대화를 유지하기에 버거움을 느끼고 있을 때 우리 학부모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다.
아픈 곳을 정확하게 어루만져주는 할머니 손처럼 학부모전문가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수업에 참가한 부모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녀와 대화상의 문제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찾아내게 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보낸 12시간의 교육 이후로 식탁에서의 대화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여유가 생겼다.
좋은 학부모교육 하나가 자칼에 가까웠던 나를 기린으로 바꾸어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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