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댐 논란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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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댐 논란을 우려한다- 홍수조절 위해 다른 대안 절실 -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6.07.21 21:17:17

평창과 횡성, 정선 등 동강과 서강 상류의 집중호우로 인해 영월읍 방절리, 남면 연당리 등에서 막대한 수해피해를 당했고 영월읍 지역은 긴급대피령까지 발령됐다. 하천 유역이나 저지대 주민들은 몇년에 한번씩 수해 공포에 떨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홍수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영월읍 지역의 수해는 면할 수 있었다. 이는 영월읍의 경우 능동천배수펌프장을 비롯해 덕포리와 중앙시장 등에 배수시설이 완벽하게 가동됐고 자치단체에서도 적절하게 대처함으로써 가능했다. 물론 영월읍, 남면, 북면 일부지역 등에서 극심한 피해를 당했으므로 이 지역에 대한 수해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남한강유역의 수해피해가 많아지고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피해가 커지면서 영월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일부 중앙언론과 정부 일각에서 주도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이들이 영월댐 백지화를 결정한 보고서를 한번이라도 읽어봤는지 의심스럽다. 최소한 실패한 정책을 다시 추진하려면 왜 실패했는지는 알아봐야 한다. 영월댐 백지화는 단순히 전국민이 반대했다거나 환경이 좋았다는 이유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영월댐 하류의 모든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따라서 우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영월댐 추진 논란에 대해 우려한다. 물론 수해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데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대형댐, 특히 영월댐 건설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을 밝힌다. 20일 건교부는 영월댐 재건설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발언이 사실이길 바란다.

영월댐은 담수되는 지역 대부분이 석회암지대이며 인근에 폐광지역도 존재한다. 이는 대형댐의 안전성에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것은 영월댐 백지화 과정에서 이미 검증된 것이다. 38번국도 두평 구간 절개지에는 여러개의 동굴이 드러나 있다. 예전에는 알수 없었던 동굴들이다. 이처럼 영월관내 동강유역 지하에는 수많은 동공이 존재한다. 더구나 영월.평창.정선지역은 지진 다발지역이다. 영월은 1996년 리히터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10년동안 규모 2.0이상의 지진이 13번 발생했다. 동강유역인 영월 평창 정선 등은 더욱 심각해 1404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250여회 발생했고 최근 10년간에는 최소 20여회 이상 발생해 전국에서 지진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곳에 지어진 대형댐의 안전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또한 다목적 댐으로써 홍수조절기능도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동강은 영월과 정선, 평창이 가진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영월의 경우 동강래프팅은 단일업종으로는 가장 큰 수입원이다. 동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영월의 다른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가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강리조트와 동강생태정보관 사업도 동강에 대형댐이 들어서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정부가 동강유역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그만큼 동강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강과 산, 마을과 사람이 어우러져 있는 곳은 동강이 거의 유일한 곳이다. 이는 전국민에게 영원한 고향으로, 쉼터로 성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요즘 중국의 비경 장가계 관광이 유행하고 있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경이로운 자연경관은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동강은 포근하고 편안한 자연이기 때문에 함께 머물고 싶어하는 곳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매년 수해의 공포에 떨 수는 없다. 영월은 수해라면 지긋지긋하다. 대형댐이 아니어도 수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영월댐 백지화 과정에서도 여러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소하천 상류에 관리가 수월한 사방시설을 건설하거나 저류지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또 홍주조절지를 확보하고 하천의 물길을 보장하면서 환경친화적 제방을 축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천의 물길을 고려하지 않고 좁게 축조된 제방과 옹벽은 다시 넓혀 물길을 확보해줘야 한다. 이외에도 선진 외국의 사례를 보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대형댐이 홍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형댐과 하천 유역을 잘라먹는 직선제방이 근본적인 수해방지대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의 사례에서 증명됐다. 일본과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이 돈이 많아서 댐을 해체하고 제방을 허물어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 전에 지금 있는 시설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무런 효용가치도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도암댐은 홍수조절용으로 확실하게 전환해야 한다. 이번 수해에도 도암댐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폭우가 내리기 전인 11일 저수위는 이미 만수위인 711m에 근접한 696.09m였고 당시 유입량이 초당 77.7톤에도 불구하고 방류량은 초당 45.3톤에 불과했다. 이는 폭우가 시작될 것을 알면서도 담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영월군민들이 수해의 공포에 떨고 있던 16일에는 저수위가 703.14m, 초당 293.9톤이 유입되고 초당 223.8톤을 방류했다. 도암댐이 홍수조절을 할 계획이 있었다면 11일쯤에는 저수위를 최대한 낮추고 16일에는 방류량을 최대한 억제해야 했지만 전혀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 도암댐이 순수한 홍수조절용으로 전환되면 최대 2000만톤 정도를 4시간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암댐조차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정부가 남한강의 홍수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도암댐 문제 해결은 생태계보전지역에 걸맞는 청정 동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영월의 경우 다음 네가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첫째, 동강대교와 팔괴교를 제방높이만큼 올려 다시 건설해야 한다. 이번에 영월읍민들의 대피명령은 제방 범람 위험 때문이 아니라 제방보다 낮게 놓여진 동강대교와 팔괴교를 타고 강물이 유입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영월을 그렇게 걱정한다면 당장 예산을 지원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는 소수력발전소댐을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아직도 애물단지로 남아있는 도암댐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완전 해체 또는 홍수조절전용댐으로 확실하게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습수해지구인 방절리 지역과 연당리 저지대에 대한 항구적 수해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내년에는 제방보다 낮은 동강대교를 불안해하거나 도암댐 때문에 동강이 오염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최홍식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