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오피니언 |
|
생활기상(生活氣象) / 장마유장근(영월기상대장) |
|
|
예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태양태음력(太陽太陰曆), 즉 음력에 의하여 유래된 말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말하면 6,7월을 가리킨다. 실제로 6월 하순경이 되면 흐린 날씨가 많아지고 비오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하여 장마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장마’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일본에서는 바이우(ばいう), 중국에서는 메이위(梅雨)라고 한다.
장마는 동아시아 계절풍(monsoon) 지대의 특유한 기상으로써 장마전선에서 나타나게 된다. 이 장마전선은 서로 성질이 다른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날 때 주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전선 상에서 성질이 다른 공기가 만나게 되면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 위로 올라가 수증기가 응결하면서 비구름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한 6월 중순까지는 일본 남쪽 해상인 오키나와 섬 이남에 머물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화되면서 점차 북상해 6월 하순에는 남부지방, 7월에는 오호츠크 해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져 한반도의 중부 지방에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는 7월 하순이면 만주 지방으로 올라가면서 전선이 소멸하게 되고 그 이후에는 우리나라가 강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권에 놓이면서 본격적인 여름 날씨가 된다. 장마전선은 규칙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장마전선 양쪽 고기압의 세력에 의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이를 장마전선의 남북진동(南北振動)이라고 한다.
과거에 장맛비는 여름철 강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1년 총 강수량의 30% 정도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수자원을 제공해주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 기간의 강수량보다 오히려 장마 이후의 국지성호우나 집중호우에 의한 강수량이 더 많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기상청에서도 2009년부터는 장마의 시작시점과 종료 시점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여름철 강우가 장마 기간에 집중되기 보다는 집중 호우 등의 다른 요인에 의해 장마기간 전후에도 많은 강수가 있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영월기상대에서 관측을 시작한 199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영월 지역의 강수량을 보더라도 장마기간인 6~7월의 평균 강수량이 436.2mm 이고 장마가 끝난 시점인 8~9월의 평균 강수량이 442mm 였다. 또한 일강수량 100mm 이상인 날도 장마기간인 6~7월에는 5회였으나, 8~9월에는 8회로 많았고 일강수량이 가장 많은 날도 2002년 8월 7일로 당시 하루에 226mm의 비가 내렸다. 영월 지역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의 양이 장마철 보다는 장마 이후가 많고 또 하루에 내리는 비의 양도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장마기간에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궂은 날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저지대나 상습 침수구역에서는 장마철 전에 미리 모래주머니 등을 준비해 침수에 대비해야 하며, 하수구의 배수상태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상시를 대비하여 응급 약품이나 손전등, 식수, 비상식량 등은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와 기온으로 각종 질병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세균 번식이 강한 시점인 만큼 세균성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예방하려면 식품의 냉장보관을 잘 하여야 하며 상한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기상청 웹사이트(www.kma.go.kr)에서는 식중독지수를 생활기상정보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평소에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장마철에는 습한 날씨로 인해 누전이나 감전사고가 많은데 우선 젖은 손으로 전기기기 등을 만지지 말아야 하고, 누전차단기를 설치 및 점검하여 감전이나 화재 등을 예방해야 한다. 또한 전기기기는 가급적 땅이나 수도관 등으로 접지시키도록 해야 한다. |
| <저작권자 © 영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