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일곱 노모의 주권행사를 위해 70리길을 마다않고 어머니를 투표장으로 모시고 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한 부부가 있어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5월 31일, 엄기호(65.영월읍 영흥9리), 박유순(59)씨 부부는 아침 일찍 영월공업고등학교 투표장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전 10시 노모인 이명희(97.외룡1리)씨의 투표장소인 하동면 외룡1리 마을회관으로 출발했다. 10시 50분 쯤 도착한 이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부축해 투표를 돕고 12시 30분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박유순씨는 “어머님이 연로하셔서 이번이 마지막 투표가 아닐까 싶은 마음은 안타깝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행사해야 할 소중한 표 아니냐”며 “내년 대선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엄씨 부부는 중풍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형과 관절염을 앓고 있는 형수를 대신해 아흔 일곱의 노모를 3년 째 돌보고 있으며 평소 산나물채취와 아침시장에서 부침개를 구우며 생활하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어머니를 극진히 모셔온 효자, 효부로 알려져 있다. <정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