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료원은 강원남부(영월·평창·정선)와 인접한 충북 및 경북의 접경지역 20여만명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공공보건의 안전망이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와 영월군은 대규모 재난대응체계 확립, 부족한 필수의료 인프라 공급, 공공의료 컨트롤타워 확보를 위해 접근성이 뛰어난 영월읍 덕포리에 2028년까지 189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300병상에 370여명 의료인력 규모의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이전 신축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영월권 공공의료원 이전 여부를 결정할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로 예정됐던 결과발표가 지연되면서 영월권 공공의료원 이전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경제성 분석 △정책성 분석 △지역균형발전 등 3개 분석지표의 평가 점수에 따라 좌우되는데, 문제는 공공의료원은 경제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경제성보다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라는 ‘공공성’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는 감염병 관리나 보건사업 추진 효과 등 공공병원 확충으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도 평가 기준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영월군도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과거 경제성 방식이 아닌 공공정책성 점수에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해 KDI에서 조사한 지역 진료권별 의료여건을 살펴보면, 입원 사망비율(서울동남권 0.83, 영월권 1.74), 응급 사망비율(서울동남권 0.85, 영월권 2.09), 뇌혈관질환 사망비율(서울동남권 0.84, 영월권 2.04)등의 현저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으로 양질의 민간·공공병원이 없는 의료자원 부족지역에 공공병원을 이전 신축함으로써 응급·심뇌혈관질환·중환자 필수의료 기능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보강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긴급을 요하는 의료재난상황 등 보건의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지방의료원은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의 책임의료기관으로 경제적 잣대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 결정 시 국민 기본권을 경제성 논리로만 판단하지 말고 기후환경 변화로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수준의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보건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공공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되는 당위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심의를 앞두고 있는 영월권 의료원 이전신축은 정책적 배려 속에 반드시 통과돼야 마땅하다.

  최근 지역사회와 군민들도 예비타당성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최명서 군수는 “강원남부권 공공의료원 이전을 위한 타당성 조사 결과는 이르면 9월로 예정된 기획재정부 재정분과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타당성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공공의료 체계 구축 등 향후 사업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통과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월군의회는 “경제적 논리로 따져도 감염병 사태마다 민간위탁하는 병상비용의 20%만 공공의료원에 투자해도 의료안전망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다”면서 “기재부는 공공병원 확충과 강화를 위한 주민들의 열망에 예비타당성 조사의 조속한 통과로 화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이 영월권 의료원 설립은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월군민 모두는 ‘주민의 손으로 짓는 영월권 의료원’이라는 모토로 주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지역 공공의료체계 확립이 곧 군민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예비타당성 통과에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