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영월 하면, 사람들은 두 가지를 떠올린다. 바로 단종과 중석 광산이다.

  상동 중석은 중학교 시절 사회 교과서에서 광물과 생산지에 관해 공부했던 추억이 있는 광물이다. 우리나라 60~70년대 산업화를 이끌었던 효자 광물로, 수출의 90%가 중석 수출에 의지한 시대가 있었을 정도로 외화벌이로 최고였다. 이렇게 나라의 발전과 근대 산업화를 이끌었던 중석 광산이 점차 문을 닫으면서 상동에 거주했던 많은 사람은 일터를 잃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서 어디론가 흩어져 지금은 낡은 건물과 광산의 흔적만이 상동을 지키고 있는 현실이다. 그 흔적 중 하나가 거대한 폐재댐이다. 

  상동광산에서 오랫동안 중석을 캐내면서 생겨난 광물 찌꺼기, 즉 광미는 산 계곡 사이와 하천 옆에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추측하건대 2000년 이전에는 폐석관리라기보다는 방치에 가까웠을 것이다. 광미가 바람에 의해 쉽게 대기에 비산되거나 빗물에 쓸려 하천으로 유입돼 인근 주거 공간과 농작물, 하천에 지속해서 피해를 주었을 것이다. 2000년 초부터 비닐 커버와 헝겊으로 짠 멍석으로 광석 찌꺼기를 덮어 광미 가루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는 물리적인 폐재댐 관리가 지속됐다. 이러한 방법의 큰 단점은 주기적으로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더 급해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2010년에 접어들어 폐재 광미가 주변환경을 다양한 방법으로 피폐시키고 오염된 환경이 우리 생활을 위협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폐석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보이는 피해를 보이지 않게 가려주는 관리에 집중한 것 같다.

  현재 폐재댐 정상에는 마사토양복토를 이용해 식물의 자연도입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시키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물리적인 관리방법에서 벗어나 죽어있는 토양에 생태계를 불어넣어 관리하는 선순환적 환경관리가 지배적 사회 인식이 됐다. 우리 학교 환경동아리의 연구에 따르면 광미는 다량의 중금속 함유, 낮은 유기양분과 함수량, 빈약한 물리적 구조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식물도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양분을 공급한다면 등나무 도입이 가장 수월하고, 폐재댐 주변에 자생하는 토착 식물인 억새를 활용한 생육 실험도 효과가 있었다. 식물도입에 필요한 자양분으로는 유기양분과 수분이 풍부한 하수슬러지를 활용하는 등 선순환적 환경관리를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