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특별기고 / 작은 학교에서 얻는 즐거움과 행복감 널리 알렸으면- 학교참여예산제 예산편성 의견서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1.08  11:10:1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url복사 메일보내기

  저는 옥동초교와 옥동초교 병설유치원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영월읍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자율학군제로 옥동초교로 아이를 보낼 수 있다 하여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두 해 동안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몹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동수가 많지 않기에 아이와 선생님 간에, 또래 친구들 간에, 그리고 형과 누나, 동생들과 한가족처럼 지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체육대회를 하든, 체험학습이나 나들이를 하든, 음악회를 하든, 또는 교실에서 교과 수업을 하든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면서 아이들이 저마다 스스로의 존재감을 느끼고, 곁이 되는 이들의 소중함을 느껴가는 것이 가장 큰 고마움이었습니다.
  항간에는 작은 학교들에서 승마나 드론, 골프, 요가, 원어민 외국어 교육처럼 개별가정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에는 솔직히 부러운 마음이 없습니다. 작은 학교를 지원하고,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그런 희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바랐다면 저희는 아이들을 굳이 통학거리도 먼 작은 학교로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저희가 바라는 건 지난 두 해 동안 옥동초에서 느꼈던 것처럼 가족 같은 친밀함, 마을처럼 살갑고 푸근한 관계에서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때로는 학교(혹은 유치원)에 다녀오면 차고 넘치듯이 여러가지 선물을 받아오고, 여러가지 교구재로 활동한 결과물을 가져오는 것에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것도 솔직한 마음입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에게 그 좋은 교구재를 제공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해주시려는 학교의 노력에는 고마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한 번하고 버려지는 것들을 보며 반갑기만 하지는 않았어요. 이렇게나 많은 예산들이 소모적으로 쓰이는 것보다는 ‘작은 학교의 존립(아동의 유입)과 관계되는 일들에 쓰인다면 더 좋을 텐데...’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학교 자율 예산 관련하여 의견을 말씀드리면 옥동초와 같은 작은학교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학교 존립을 위해 아동을 유입하려는 노력인 것 같습니다. 두 아이를 옥동초와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저희로서는 지금까지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아주 만족합니다. 안타까운 건 앞으로 아동수가 적어져 친구들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의 경우 올 해(2021년) 일곱 아이였지만 내년에는 당장 남아 1명에 여아 1명 이렇게 두 아이밖에 남지를 않아요. 혹여라도 다른 친구가 유치원을 옮긴다면 아무리 옥동초 유치원이 좋아도 혼자서 다니게 할 자신이 없습니다. 친구 하나 없이 유년 시절을 보내게 한다면 그건 부모로서 할 일이 아닐 테니까요. 1학년 교실 또한 다섯 명이지만 내년(2022년)에는 넷, 그 후년에는 셋(남아 1, 여아 2)이 남을 거라고 합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함께 축구공을 찰 동성 친구 하나 없이 그 학교를 계속 다니게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고민스럽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작은 학교를 다니면서 얻게 되는 이런 즐거움과 행복감을 더 많은 학부모들에게 널리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이라도 홍보가 잘 된다면 저희처럼 옥동초(작은학교)에 아이들을 입학·전입할 부모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유튜브 같은 곳에 옥동초 채널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동영상 제작이라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각 학년별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모으기만 해도 충분할 거라 생각합니다. 유치원 같은 경우는 매주 주간활동지에 사진을 담아주시는데, 그런 사진들만 모아도 충분한 영상 재료가 될 것입니다. 봄에 아이들이 옥동천으로 나가고, 개구리 올챙이를 잡으러 다니고, 여러 체험활동을 하고, 방과후의 다양한 모습들에, 전학년이 한 가족이 되는 운동회에, 느티나무 음악회, 여러가지 초대 행사와 참여 행사들……. 
  유튜브 채널과 함께 옥동초 블로그 및 페이스북 같은 sns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함께 제안드립니다. 이 일들이 현재 교직원분들의 업무에 가중되지 않도록 sns 관리자 인력을 따로 더 채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설이나 행사, 각종 교구재 같은 것에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옥동초에 아이를 보내고 싶도록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저희처럼 아이들 교육의 방점을 학력이나 경쟁에 두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하는 즐거운 놀이를 더 바라는 분들이 있다면 옥동초로 보내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점점 입학생이 줄어들고, 아동 수가 줄어드는 문제는 옥동초를 비롯한 작은학교들이 직면한 가장 절실한 문제일 것입니다. 새 학년을 준비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듯 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일 년 내내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간혹 학교에서 참여해달라는 학부모 설문지 같은 것을 보면 내내 안타까운 심정이 들곤 했습니다. 학교를 더 좋게 운영하기 위해 교육의 목표나 내용에 대해서 의견을 묻고 있는데, 정작 교실에는 아이들이 남지 않고 있으니 그 모든 게 공허하게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당장 친구 하나 없이 학교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는데 사회성 교육이니, 창의교육이니, 자율활동이니, 특성화 프로그램이니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하고 말입니다. 
  지난 두 해 동안 두 아이를 옥동초교와 옥동초교 병설유치원에 보내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전에는 한 반에 스무명 가까운 어린이집을 2년이나 다니면서도 친구와 말 한마디 못하던 아이가 옥동에 다니면서 친구와 사귀는 기쁨을 알고, 선생님을 좋아하며 학교가는 것을 행복해합니다. 주말에도 유치원에 빨리 가고 싶다며 월요일을 기다리는 아이를 보며 옥동초에 보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적어지고, 어쩌면 또래 친구 없이 외롭게 다녀야할지 모르겠다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모쪼록 두 아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옥동에서 계속 다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늘 애써주시는 학교 교사들 및 교직원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이 글은 옥동초등학교 장연주 교감께서 옥동초 학부모 박모씨가 학교참여예산제와 관련해 보낸 글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보내주셨습니다. 원문의 뜻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첨삭했습니다. - 편집자 주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url복사 메일보내기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군민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유튜브 제작 좋은 거 같아요! ^^
(2022-01-11 15:57:13)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은행나무길 32 (하송리 113-7) 영월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 225-02-63194  |  계좌번호 : 영월농협 351-1115-7667-43  |  예금주 : 영월신문  |   등록번호 : 강원, 아00126
등록일 : 2012. 4. 18  |  창간일 1992. 7. 1  |  발행·편집인 : 최홍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홍식  |  전화: (033)374-0038~9  |  FAX : (033)374-1494  |  E-mail : ywsm1992@daum.net
Copyright © 2022 YEONGWOL-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