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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임인년(壬寅年)을 시작하며
윤병화  |  세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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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08  11: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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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해이다. 강원도는 호랑이의 서식지로도 매우 유명한 지역이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호랑이가 많았기 때문에 영월, 태백, 정선, 삼척 등의 지역에서는 호식총(虎食塚)이라는 무덤이 발견되고 있다. 호식총은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시신을 묏자리에 묻지 않고 돌을 쌓아 올려 만든 무덤이다. 이 호식총은 돌무더기를 쌓아놓고 그 위에 쇠가락을 꽂은 시루를 뒤짚어 엎어 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철옹성을 의미하는 시루에 호식을 당한 원혼을 가둔 것이고 쇠가락을 통해 원혼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막았다. 
  이런 역사적 전통 속에 호랑이는 두려운 존재이면서도 인자한 산신(山神)으로 여러 설화에 등장한다. 특히, 영월군 주천면에는 의호총(義虎塚)이라는 의로운 호랑이를 기리는 무덤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주천면에 살았던 효성이 지극한 선비 금사하가 어머니의 약을 지으러 가려고 하니 폭우로 인하여 불어난 강물 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 울면서 강가를 오르내리고 있었는데 그때 호랑이가 나타나 금사하를 업고 강을 건너가 약을 사왔다고 한다. 이후 금사하가 아버지의 산소에서 3년간 시묘살이를 할 때에도 호랑이가 그 곁에서 호위하였고, 조선시대 숙종의 국상으로 3년상을 치를 때에도 곁에 있었다고 한다. 결국 늙고 병든 호랑이는 국상을 마친 후 금사하의 집 마당에 쓰러져 죽자 호랑이를 부친의 묘소 옆에 묻어 주었다고 한다. 현재에는 비석과 여막 및 동상이 잘 조성되어 있고, 의호제를 지내며 호랑이를 기리고 있다.  
  이처럼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맹수로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편에 서서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이었다. 따라서 민속신앙에서 호랑이는 뱀, 두꺼비, 도마뱀, 지네, 전갈 등의 오독(五毒)을 물리치는 산신의 사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매년 정초가 되면 민가에서 호랑이문양을 그려 용문양과 함께 대문이나 중문에 붙여 잡귀를 쫓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때 호랑이는 벽사의 주재자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사회에서 호랑이는 친숙한 이미지로 변모하였고, 88서울올림픽의 ‘호돌이’를 30년만에 계승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가 바로 호랑이다. 당시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호랑이의 이름은 ‘수호랑’이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와 관중을 지켜준다는 의미의 ‘수호’와 정선아리랑의 ‘랑’이 합쳐진 이름이다.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선정한 이유는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며 인간을 보살펴주는 신으로 호랑이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한편, 영월관광센터에서는 1월 1일부터 3월 30일까지 영월군과 조선민화박물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한국의 민화 호랑이展”을 개최한다. 민화 유물 58폭과 현대민화작가 15인의 현대민화작품 28점, 조선민화공모전 수상작 23폭을 전시한다. 2022년 임인년 흑호의 해를 맞이해 열리는 전시인 만큼 전국의 많은 관람객들이 영월로 와서 호랑이 기운을 받아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2022년 호랑이해에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사자성어로 필자는 ‘화호유구(畵虎類狗)’를 전하고 싶다.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이루지 못하면 개와 비슷하게 된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우스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에는 자신의 분수에 맞게 모든 일을 삼가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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