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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의 범이 내려온다와 영월 아라리
윤병화  |  세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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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7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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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같은 앞다리, 동아같은 뒷발로 양 귀 찌어지고,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 허는 소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자래 정신없이 목을 움추리고 가만이 엎졌것다.”
 요즘 조선의 힙이라는 이름으로 이날치밴드의 ‘범이 내려온다’라는 영상이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기획한 ‘Feel the Rhythm of KOREA’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홍보영상에서 이날치밴드는 ‘범이 내려온다’를 배경음악으로 하여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함께 절도 있는 춤을 선보이며 전국의 명소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치밴드는 1820년(순조 20년)에 출생하여 조선시대 후기 8대 명창 중 하나로 꼽히는 판소리 명창인 이날치(李捺致)를 오마쥬한 프로젝트팀이다. 2018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수궁가를 재해석한 ‘드라곤 킹’을 시작으로 대중시장에서 판소리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즉, 국악이 현대사회에서 평범한 일상을 담아냄으로서 국악의 대중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밴드이다. 
 필자는 이날치밴드의 일상 속에서의 국악에 대한 고민을 지켜보면서 영월 아라리의 가능성을 보았다. 영월의 전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아라리는 삶의 일부로서 유희요이며 노동요로 불러왔다. 그 대표적인 아라리의 사설은 다음과 같다. 

“한치뒷산에 곤드레딱주기 나즈미맛만 같다면 병자년 봄숭년에 봄잘 살아나겠네”
“행정 덕포 딸주지 말아요 쑥구범벅 캐는데 늙으리라”
“봄철인지 갈철인지 나는 몰랐더니 뒷동산 행화춘절이 날 갈쳐주네”
“비가 올라나 눈이 놀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구름이 막 모여드네”

 평범한 삶을 소재로 불러왔던 영월 아라리가 이젠 부르는 사람들이 차츰 줄어들면서 전문적인 가창자들이 부르는 음악으로 변화하였다. 이것은 현대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치밴드가 보여준 고전과 현대음악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영월 아라리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한편, 이날치밴드의 소리꾼 안이호는 “음악하면서 공무원을 꿈꾸는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영월 아라리도 현대음악와의 멋진 만남을 통해 대중과 함께 살아 숨쉬는 음악으로 지속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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