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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봉래산을 철쭉으로 물들이자신승태(나라벤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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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뭇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생동하는 봄도 어느덧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봄을 알리는 목련은 이미 흐드러지게 피었으며, 진달래와 개나리도 하루가 다르게 그 자태를 뽐내면서 우리의 주변을 화사하게 수놓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서울 근교의 산을 비롯한 전국의 산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려는 등산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필자도 매주 산을 찾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등산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피부로 여실히 실감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관련 산업의 매출 추세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과거의 ‘대충하는’ 등산에서 벗어나 기능성 옷과 장비들을 구비한 ‘山매니아’들의 증가로 아웃도어(outdoor)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000년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2 한일월드컵’을 전후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 2006년 1조 250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작년 1조 5천억원에 이어 금년에는 2000년 대비 9배 성장한 1조 8천억원의 시장을 예상하고 있다. 여타 의류부문의 부진에 비하면 참으로 눈부신 성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山매니아들의 증가와 더불어 나타나는 특징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등산동호회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동호회는 급팽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동호회 단위에서 주관하는 등산활동으로 인해 산행지가 점점 더 세분화되면서 테마산행 또는 패키지산행이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발 500M 이상의 산들이 대략 4,4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등산하기에 천혜(天惠)의 조건을 갖춘 나라이다. 고향 영월도 UN에서 정한 ‘세계 山의 해’를 기념하여 2002년 10월 산림청에서 선정 발표한 ‘전국의 100대 명산’에 포함된 태화산을 비롯하여 장산, 계족산 등 많은 아름다운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산매니아들에게 고향의 산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인접한 태백시가 태백산 하나로 끌어들이는 등산객을 포함한 관광객이 엄청난데 비해 뚜렷한 성과가 없는 고향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이는 산의 규모와 섭생의 차이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고향의 산을 대변하거나 떠올릴만한 뚜렷한 특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4월의 고려산, 대금산, 북한산, 비슬산, 영취산 등의 진달래축제에 이어 5월이면 소백산, 황매산, 바래봉 등 우리나라 3대 철쭉군락지를 비롯해서 태백산, 한라산 등에는 붉게 만개한 철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군의 상징 꽃인 군화(郡花)가 ‘철쭉’인 고향에서는 철쭉과 관련된 산이나 행사를 찾아볼 수가 없다. 이는 군화만 철쭉이었지 그것을 상징할 만한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997년에 재경영월군향우회에서는 영월군 군화심기운동의 일환으로 500만원 상당의 철쭉 3천본을 기증한 바 있다. 장릉 소나기재를 지나갈 때면 어김없이 붉게 핀 철쭉을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 30년, 50년 앞을 내다보고 영월의 주산인 봉래산에 철쭉을 심어서 봄이면 봉래산이 온통 군화인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장관을 그려봄이 어떨까. 특히 4월말의 단종문화제 행사와 연계되는 테마여행, 테마산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매년 봉래산에 철쭉을 식목하는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어떨런지···. 아름다운 고향의 미래를 내다보며 나 혼자만의 상상을 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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