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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영
*『월간문학』에 시로 등단.
* 제4회 불교문학상 및 제6회 박인환문학상 수상.
* 시집 『눈 속에 핀 하늘 보았니』와 수상시집 『습득』과 선시평서『현대언어로 읽는 선시의 세계』『현대시의 이론과 실기』외 다수의 저술이 있고 현재 <발가숭이 어록>을 연재 중에 있음.
* 현재『시와세계』주간 및 동방대학원 대학교 불교문예과 겸임교수로 있음.
悲歌를 위한 말놀이 9
김춘수
옛날에
예날이란 말이 있었지,
지금은 어디 있지,
예날은 어디 있지,
옛날은 다 꾸겨진 휴지조각일까,
아침에 눈 뜨면
어디선가 귓전에 다가오는
그것은
소리내지 않는 큼직한 쇠방울 같은 것,
지긋이 어깨 누르는,
저 멀리 산 너머
새 한 마리 어디로 가지,
[저자 약력]
*1922~2004, 경남 통영 산.
*초기 시집으로 『구름과 장미』『꽃의 소묘』『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등이 있으며, 1960년대 말 <무의미시>를 주창한 이후의 시집으로는『타령조 기타』『처용』『南天』『처용이후』『처용단장』『거울 속의 천사』『쉰한편의 悲歌』등이 있다. 주요시론집으로는 『한국근대시형태론』『의미와 무의미』『시의 위상』등이 있다.
[감상]
이 시는 부인과 사별 후 부인을 데마로 하는 시집『쉰한편의 悲歌』에 실려 있는, 본 주제 시 뒤편에 부록 삼아 덧붙인 몇 편의 시 가운데 하나다.
흔히 空手來空手去라 한다. 옛날에 ‘예날’이라 표기할 때가 있었다. 지금엔 예날이란 말이 없다. 지금은 ‘옛날’만 있다. 한 때는 화려했던 예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없다. 어디 그뿐인가 언젠가는 옛날도 없을 것이다. 시인은 말한다. ‘아침에 눈 뜨면/어디선가 귓전에 다가오는’ 그것은 ‘소리내지 않는 쇠방울 같은 것’이며 어디론가 날아 가버리는 ‘새 한 마리’ 같은 것이라 절감한다. 시인은 바로 ‘그것’ 고놈은 다름이 아니라 이 순간 눈뜨면 귓전에 다가서는, 아니 귓속을 가득 채우는, 귓속 깊은 곳에서 웅웅거리는 바로 ‘그것’이라고 슬쩍 보여준다. 여기에 無味의 禪味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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