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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여혜선 한여농군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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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0.26  11: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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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영월읍내에서 외국인 주부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만삭이거나 아이들을 업고 여럿이 모여 다니는 것도 낯선 모습이 아니었다. 한 번 말을 걸어 보고 싶은 호기심은 있었지만 시도하지는 못했다.

우리의 만남은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주최한 외국인 주부 멘토 결연식에서 였다. 우리 여성농업인 군연합회에 배정된 외국인주부는 4명, 그중에 연락이 되어 만난 친구들이 3명이었다. 모두 필리핀에서 왔는데 아이들을 낳고 비교적 잘 살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 회원들이 같은 마을에 있어서 만남이 좀 더 쉬었던 것 같다. 그 중 한명이 얼마 전 가출을 했다가 남편이 광주까지 가서 찾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오는 일이 있었다.

며칠 전 그 친구집에 갔었다. 며칠간의 가출로 많이 여위었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다시 살이 붙었다고 했다. 왜 그랬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아버지가 우리 아이를 밀어서 넘어졌어요. 아이가 다쳤어요. 나는 괜찮지만 아이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싫어요.” “그렇다고 집을 나가면 어떻게 해, 앞으로는 언니들에게 이야기해” “어머니가 언니 만나러 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해요. 언니 좋은데 가지 말라고 해요, 나 고기 좋아 하는데 한 달에 한 번만 먹으라고해요···”나름 불만이 많이 쌓인 것 같다. 네가 외국에서 왔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도 다 겪은 일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아직 농촌은 대가족제도가 남아있어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고부간의 갈등도 심하고 힘든 농사일에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 열악한 육아시설. 한국여성들도 견디기 힘든 환경인데 거기에 외국에서 왔다는 특별한 시선과 언어소통까지 힘이 드니 그들의 고통이 참 크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어머니, 선배들 그리고 우리가 겪었던 여성농업인으로써의 고된 삶을 되풀이 하는 그들을 보면서 동병상련을 느꼈다. 필리핀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직 한국말이 많이 서툴다. 열심히 이야기를 하지만 서로 50%정도나 알아들을까? 입장을 이해하면서 알아들으려고 해도 반 정도 뿐이 못 알아듣겠는데 애정 없이 대화를 하면 얼마나 답답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까?

한국말이라도 빨리 배웠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한글 공부를 하는 곳이 영월읍에 있다. 그곳은 열심히 다니냐고 물어보니 차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한글을 배우러 못나온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화원리에 살던 친구가 영월읍에 나오면서 영월까지 나오는데 기름값이 5천원이 드는데(7-8년전 이야기다) 그것이 부담이 되어 영월에 나오는 것도 힘들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1년 내내 거친 밭에서 농사를 지어도 1년 농산물 판매금액이 몇 백만 원이 안 된다던 그 친구는 아들이 학교에 가기위해 추운겨울 새벽버스를 타고 깜깜한 학교에 가는 것이 싫어 결국 원주로 가서 공장에 취직했다.

외국인 주부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여러 가지 정책이 나오고 있다. 행사도 많아지고 하면서 자꾸 공짜로 주어 기대는 맘만 가지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버릇을 잘못 들인다는 이야기도 있다. 밖으로 내돌리면 바람나서 도망간다고 멀리 가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이 외국에서 왔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사람도 힘들면 도망가기도 하고 하지 않는가?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인권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이 펼쳐졌으면 한다. 그들이 행복해야 우리 가정이 행복하고 우리 마을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 여성농업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들을 우리의 평범한 이웃으로 아니, 우리가 친정언니가 되어 잘못하는 것은 가르치고 힘들어 할 때는 힘이 되어주고 때론 함께 수다도 떨면서 함께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들이 지금 이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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