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등부 시부문 장원작>
장마
전예슬 봉래중 3년
강물에 떠내려가는 둥지
뻐꾸기 운다
제 새끼 못 알아볼 거 없다
겨우 한 살의 비밀을 간직한
제 새끼도 따라운다
작은 흔들림에도
위태로운 거미
뻐꾸기 울음소리에
거미줄을 휘감아 놓는다
대지의 흐름이 뒤섞이고
천공이 화를 부를 때
난초는 그러지 않았다
오랜 고군분투 끝에
풀벌레들이 튀어나와
남은 이슬을 머금고
재잘거린다
작은 흔들림의
겨울잠은
언제인가 하곤···.
<중등부 산문부문 장원작>
축제
정세림 석정여중 2년
아마도 내가 아홉 살 때 였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날 아버지께서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셨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아버지를 따라갔었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그 곳은 다름아닌 불꽃축제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은 불꽃놀이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축제의 현장은 무척 활기찼다. 또 너무 아름다웠다. 나는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을 보며 그 자리에서 거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불꽃이 그저 아름다워서 좋아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그것은 아름다움 그 이상의 의미였다. 예쁘게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은 나에겐 희망이었고 또 의지를 심어주는 의미였다. 그것은 또 하나의 별이었다. 밤하늘에서 비록 순간이지만 빛난다는 점에서 나는 그것을 밤하늘의 또 다른 별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태워주시는 목마에 나는 그 아름다운 광경을 더 잘 볼 수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 날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아니다. 그 날 나는 아버지가 태워주시는 목마에서 가장 행복하고 두려울 것 없는 어린이, 아니 작은 소녀였다. 그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딸에게,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어린 소녀에게 지금까지 잊지못할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께서 “세림아, 저기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불꽃처럼 인생은 아름답단다. 하지만 그 시간이 다한 후에는 파편만이 남을 뿐이지. 밤하늘 위의 아름다움 뒤엔 파편이 되어 버리는 어둡고 슬프고 아픈 면도 있단다. 세림이는 어려서 아빠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인생은 삶은 어쩌면 불꽃축제 일지도 몰라. 지금 이 축제 현장처럼 활기차고 희망적이잖니? 아빠는 세림이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이 축제 같았으면 좋겠어. 항상 즐겁고 활기차고 너를 보면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도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같이 열정적이고 아름답기를 아바는 저 하늘에게 또 너에게 바라는 마음이란다. 축제가 끝나고 모두 돌아간 뒤에도 사람들에게 여운이 남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세림아 명심해. 인생은 오늘 너와 아빠가 함께 온 불꽃축제 같은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도 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고 잇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것이다. 밤하늘에서 아름답게 빛난 후에 파편이 될지라도, 빛나는 그 순간 만큼은 내 모든 열정을 쏟은 후에 파편이 된다면,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다. ‘인생은 어쩌면 불꽃축제 일지도 몰라’라고 말씀하시던 아버지는 항상 나의 마음속에 계실테니까. 앞으로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축제를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나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내 인생의 불꽃축제를 기대해 본다.
<초등부 고학년 시부문 장원작>
정효진 영월초 4년
물방울
눈물처럼
내리네
어머니가 매를 드실 땐
소나기가 세게 내리고
아버지 아픈 날
여울비가 내리고
우리언니 시험
못본 날 채찍비가
내리고
할머니 제삿날
이슬비가 내리고
할아버지 회갑 잔칫날
시나브로 비가 내린다.
<초등부 고학년 산문부문 장원작>
소나무
김경라 영월초 5년
내가 소나무를 좋아하는 이유.
비가 내린 다음 날 아침에는 싱싱하고 언제나 푸르고, 당당하고 사소한 일에 절대 꺾이지 않는 그런 소나무가 좋다. 향기를 맡으면 구수한 된장찌개 만큼이나 구수 할 수 없다. 이런 소나무는 마음도 양보심도 넓고 많다. 빗방울이 하늘에서 내려오면 쉼터도 제공해 주고 같이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기도 한다. 마음과 마음끼리 통하는 소나무와 빗방울 그리고 햇님, 이렇게는 서로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좋은 사이이다. 이렇게 푸른색만큼이나 푸른 생각을 하는 소나무가 존경스럽다.
하늘에는 여전히 흰구름이 흘러가고 푸른 소나무는 굳고 당당하게 서 있다. 몇 년 전 십년이 지나도 쉬지 않고 쓰러지지도 않고 늘 그랬듯이 곧게 서 있다.
내가 소나무였다면 다리도 아프고 지루하고 재미도 없으니깐 쓰러졌을 것이다. 소나무는 오랜 세월들을 어떻게 잘 이겨내는 것일까?
<초등부 저학년 시부문 장원작>
소나무
춘천 신남초교 1년
학교 갔다 돌아오면
공부해라
숙제해라
매일매일 듣는
엄마의 잔소리
팥쥐 엄마 같아요
학교 갔다 돌아오면
강아지 왔네?
보물덩어리 왔네?
매일매일 듣는
엄마의 웃음소리
활짝 웃는 바람소리 같아요
우리 엄마 사랑은 소나무 같은 사랑이예요 |
| <저작권자 © 영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