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영월 - 영월신문

홈 > 오피니언

희망영월김수영 영월공업고등학교 교사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7.02.09 11:40:57

지난주 영월은 희망 그 자체였다. ‘건설 확정’이란 발표에도 어딘가 좀 허전하기만 했던 영월화력발전소가 영월LNG복합발전소로 거듭나기 위한 ‘직원사택기공식과 건설사업확정 기념식’으로 본격적인 신호탄이 쏘아진 것이나, 35년 개교 이래 3명을 서울대 합격시킨 영월고, 또 1명의 서울대와 5명을 이화여대의 합격자를 배출한 석정여고, 이들은 진정 희망영월을 노래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관계기관과 해당학교의 엄청난 노력의 결과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진정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이는‘군민중심 희망영월’에 한 걸음에 다가선 일이며 밝은 내일의 영월긍지이기도 하다.

‘군민중심’은 내가 아닌 우리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 울타리는 먼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즉 상대방에게 충실한 마음이다. 원하는 것을 주다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나에게 돌아온다. 당장 눈앞에 이익만 챙기려하면 현재는 배부를지 모르나 미래는 배고픔을 맛볼 수 밖에 없다.

우리지역구 의원이 영월신문(2.5일자)의 특별기고를 통해 영월세무서의 일화를 소개한 일이 있었다. 물품구매를 위해 공개 입찰을 통하여 응찰한 지방업체의 단가가 너무 높아서 재조정을 요구 했더니 응찰을 포기 하더라는 요지인데, 물론 업체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으로 접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상권이 제천으로 쏠려 있는 것은 사실이나 영월상권에도 문제가 있다. 난 가급적 영월에서 모든 생활용품을 사고 있다. 좀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친절한 고향 인심 앞에는 서운함이 사라진다. 서로가 이웃사촌임을 느끼게 해주자.

두 번째는 관심이다.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려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이는 남의 연약함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려는 배려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어긋나면 상처와 갈등이 난무하는 간섭으로 비화된다. 지금은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발전소 건설이냐 대체산업이냐는 논쟁은 참으로 지루하면서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관심은 없었고 간섭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생물과학자가 장기간 여행을 떠나면서 자기가 연구하던 쥐 가운데 50마리를 머리에 페인트를 칠해놓고 갔다가 돌아와 보니, 다른 쥐들에 비해 더 토실하고 털에 윤기가 흐르더라는 것이다. 이유인즉 조수들이 박사님이 칠해놓은 쥐는 특별한 쥐라고 생각이 되어 정성을 더(加)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지금 문(心)을 열고 미소를 보여주자.

끝으로 사랑이다. 배려와 관심의 결과는 사랑이다. 내가 영월에서 태어났음을 자랑하고, 이 고장에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위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보다 내가 알아 갈수 있는 이웃이 있음을 고맙게 생각했으면 한다. 오래전 잘 모르는 선배가 들려준 이야기가 나를 한동안 멍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어느 송년회 모임에 서 일이다. 인사를 주고받는 과정에 내가 학교를 다닐 때 인문고가 있었다면 공고는 가지 않았을 거라는 자조 섞인 인사말에 직업과 나이를 물은 적이 있었다. 그 동기 분 중 한분은 지금 중앙부처에 이사관으로 근무하고 계시는데 이 분이 친구 이야기를 들었으면 무슨 말을 했을까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제고 동문회, 원고 동문회가 영월에 있는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있음에서보다, 넘침에서보다, 부족하고 어려울 때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한다.

희망영월을 안겨준 영월고와 석정여고에 기숙사가 생긴다고 하니 영월이 ‘교육의 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