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동강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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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동강을 그리다신승엽 영월부군수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7.02.09 11:37:30

이 글은 신승엽 부군수가 지난해 9월18일부터 24일까지 동강시스타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영국과 덴마크, 독일 등을 둘러보며 배우고 느낀 점을 기행문 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편집자주>

〈 영국의 첫날 저녁은 햄버거로 해결 〉
인천공항을 이륙한 지 11시간 만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착륙하여 영국 땅을 3년 만에 다시 밟았다. 영국 북부(런던에서 3시간거리) 한적한 'Forest center parcs Lodge'에서 18, 19일 2일을 숙박하였다. 캠브리지시를 지나 북쪽으로 3시간 반정도 걸려 이곳 시간으로 10시가 넘어서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영국의 한적한 시골이다. 한식당, 일식당은 물론 없는 곳이지만 양식당도 문을 닫은 늦은 시간이라 맥도날드에서 치킨버거로 저녁을 해결하였다. 그런대로 요기는 된 셈.
정문 입구에서는 차량통제를 위해 가로 지름대로 막아놓고 신원확인 후 20분 만에 통과시켜줬다. 방은 넓고 시골스런 분위기다. 우리나라로 치면 춘천의 수렵장 통나무집과 같은 곳이라고나 할 수 있겠다. 방 호실번호는 나뭇잎모양의 나무로 써 붙였고 호숫가에 있는 근사한 전망을 볼 수 있다.
우리 호텔 'Lake View'의 객실에서는 호수가 잘 보인다. 이름 그대로 호수가 잘 보이는 호텔이다.
영국의 9월 중순 이후 1,2월까지 매일 비가 오는데 오늘은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만나는 영국 사람마다 ‘Good Morning' 이란다. 맞다! 좋은 아침 이니까...........「좋은 아침」이다!

〈 Lake View 호텔에서 느낀 점 〉
*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되었다
호수가 편안하게 보이도록 호수를 따라 길게 C자형으로 건축함.
외부경관을 볼 수 있도록 1~4층 복도 쪽 벽을 전면 유리로 시공.
* 숲을 기본 컨셉으로 하였다.
숲('Forest'는 이곳의 상호다)의 컨셉에 맞게 모든 간판, 안내판을 나무로 제작되어 있다. 방의 호실 표시를 모양으로 만들어 문에 부착함.
* 보행자와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였다.
자동차는 일정한 주차장(파킹 lot)에 두고 그 옆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여 Park 안에서는 모든 방문자들이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하도록 보행자/자전거도로를 설치하였다.
* 조용한 휴식공간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보안 통제(출입자 확인)가 잘 되어 있다.
9/19일 화요일에는 런던 시내 다운타운에 있는 '키츠의 집','셜록홈즈집'을 돌아보고 늦게 되돌아 왔다. '동강 Cistar'에서는 시(詩)를 주제로한 「시(詩) 박물관」을 설치 할 계획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을 태운 코치(대형관광버스)가 10시가 넘어 도착하자 버스는 진입을 못하게 하고 짐을 실을 수 있는 작은 셔틀 차량으로 호텔까지 실어다 준다.
버스 이동시 조용한 분위기를 해칠까 염려하는 듯. 심지어 텔레비전도 잘 시청 할 수 없었다. 모든 일상사로부터 잠시 탈출하는 장소로 차별화하고 있다.
* 한국의 온돌 시스템을 영국에서 도입했다.
욕실의 바닥에 황토로 만든 바닥재(4각형의 20×20㎝ 규격)를 깔고 난방을 하여 맨발로 들어가도 발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온다. 유럽의 호텔에서 처음 보는 한국식 난방법 - 우리나라 호텔에서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 호텔에서는 욕실 바닥에 타일을 깔아 차갑게 느껴진다. 이틀 동안 묵은 유럽에서는 요즈음 같 은 초가을에도 난방을 대부분 안한다.
* 산책하기 좋은 Lake View 호텔 주변 호수
아침의 좋은 날씨에 기쁜 마음으로 호수 주위를 산책하였다. 호수에는 텃새인지 모를 큰 고니, 청둥오리, 이름모를 수많은 종류의 새 떼들이 호수 물을 가르며 헤엄치기도 하고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기도 한다. 호숫가에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부부가 산책하기도 하고 부부가 함께 조깅을 한다. 아기 엄마와 이 모인 듯한 가족이 나뭇조각을 뿌린(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이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아기를 그네에 태운다.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이 2~3명. 좌대도 없이 호숫가에 그대로 채비를 펼치고 앉거나 서서 낚시를 한다. 잡힌 고기는 호수에 다시 풀어준다.
* 생활하수를 도랑물로 활용하는 철저한 환경정화 체제
생활하수는 모두 모아서 하수처리장에서 1차 처리한 후 작은 분수를 만들어 산소공급을 하면서 도랑물로 흘려보낸다. 도랑이 아담하고 도랑 가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을 심어서 조경으로서 큰 요소를 구성한다. 도랑물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

9/20, 오늘은 영국의 일정을 마치고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간다. 3시부터 잠을 못 이루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다가 5시까지 억지로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느낀 점을 적고 영월군청에 전화해 고종학과장과 강원랜드에 기대하는 영월군민의 바램이라는 내용의 제안서 요지를 구술하다.

<바닷가에 건물과 자연이 그림 같은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박물관>
9/21 목요일 코펜하겐에서 2일째... 유럽의 9월 하순치고는 아주 좋다. 덴마크에서의 인사도 Good Morning 이다. 코펜하겐의 아침도 좋은 아침이니까...
오전에는 루이지애나 미술관을 관람했다. 10시 개관이었기에 30분 정도를 일종의 전통가옥 보존 지역에서 어부들의 전총 초가집을 살펴보았다. 루이지애나 미술 박물관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식료품 회사 사장인 조지 얀센(Jensen)이 설립,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의 이름을 루이지애나로 짓게 된 사연이 재미있는데, 원래 땅 주인이 세 번 장가를 갔는데 아내들의 이름이 셋 모두 루이스였다고 한다. 코헨하겐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해변에 주택 4채를 구입하여 30만평 부지 위에 정원과 자연스럽게 조화 된 세계 최대 규모의 사설 미술관이다. 덴마크의 가구 디자인, 그릇, 생활 유리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30만평의 부지위에 단독 주택 4채를 사들여서 개축하였다. 서로 기능적으로 잘 연결시켜서 미술관 안에서 내다보는 정원은 파란 잔디위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조각품과 오래된 나무가 저 멀리 보이는 바다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단다. 이와 같이 아름다운 미술관을 우리 강원도의 동해안 어느 곳엔가 세웠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규모면에서야 대영박물관이나 루불박물관 등과 경쟁이 되지 않지만 개인 박물관으로 이만큼 조성해 놓은 것이 부럽다. 더욱이 이 박물관은 개인사업가인 조지 얀센(Jorgy Jensen)이 사업으로 번 돈을 투자하여 설립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덴마크에서는 개인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맥주회사 ‘칼스버그’사도 코펜하겐 시내의 안데르센 기념공원의 분수를 설치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뉘칼스버그 조각관(NYCARLSBERG GLYPTOTEK)을 세웠으며, 1913년에는 야콥센(Carl Jacobsen)이 인어공주상을 세웠다. 휴가철이 끝나서 독일의 면사무소에서 모집한 연금생활자 관광객이 버스로 2대정도 왔고 유아원 어린들을 데리고 유아원 교사들이 미술관에서 직접 그림을 가르치러 왔다. 중점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덴마크가 자랑하는 산업디자인 작품, 가지가지 생활가구에 도자기, 유리그릇, 쿠션, 머플러 등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기존의 주택을 자연과 조화롭게 고쳐서 사용하는 이들의 안목에 감탄을 하면서 관심 있게 둘러보았다. 관심 있게 둘러보고 과일그릇으로 쓸 수 있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원들을 이어 만든 디자인 작품을 2만원정도(13유로 50센트)에 구입하였다.

<인어공주를 만난 다음 점심은 돼지삼겹살 누룽지와 감자 >
'루이지애나 현대미술박물관'관람 후 점심시간 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서 예정에 넣지 않았던 인어 공주상을 둘러보았다. 성수기 때는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라지만 오늘은 여유가 있다. 인어공주상이 있는 바닷가 진입로에는 관광버스가 2대 서 있었다. 오전 루이지애나 박물관에서 만났던 연금생활자 노인들이었다.
코펜하겐에 와서 인어공주를 만나지 않고 갈 수 없어서 인어 공주상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고 동으로 만든 인어공주 작품을 20유로(24,000원)에 구입했다.
남충우 사장님이 농담으로 인어공주를 데리고 집으로 가면 집사람이 좋아하겠느냐고 묻는다. 나는 비밀로 해야겠다고 농담을 받았다.
점심을 한 시간 반 동안 여유 있게 들었다. 점심 먹은 식당은 코펜하겐 시청 앞의 번화가에 있는 ?코펜하겐 코너식당?이다. 이 식당의 건물은 특이하게 17세기의 오래된 석조건축물에 유리로 현대적인 구조의 건물을 광장 쪽으로 내달아 지은 구조였다. 사전에 좋은 자리로 예약을 했기에 가장 광장이 잘 보이는 코너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다. 오늘도 운이 좋았다. 광장에 나와 있는 시민, 관광객과 광장의 분수를 구경하면서 식사를 하노라니 내가 코펜하겐 시민이라도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버렸다.
점심은 현지식으로 돼지삼겹살을 가죽이 누룽지가 될 정도로 기름을 뺀 고기이다. 애피타이저로는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에서 잡은 새우와 야채샐러드를 들었다.
얼마나 양이 많은지 전채요리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돼지삼겹살 누룽지에 감자 삶은 것을 곁들인 것이 주 메뉴, 코펜하겐의 세계적인 맥주회사 ?칼스버그?의 맥주를 중간 컵으로 시켰는데 300㏄정도는 되는 많은 양이다. 여하튼 서양 사람들은 덩치도 크지만 많이 먹기도 한다. 모처럼 현지특색 음식이라 배가 불렀지만 꾸역꾸역 다 먹었다. 배가 불러 걷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여행을 할 때에는 늘 과식을 해서 고생을 하면서도 특이한 음식 문화를 경험하게 되면 또다시 과식을 하게 되니 큰 병이다.

〈코펜하겐 앞바다의 해상풍력발전소를 돌아보다〉
덴마크는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의외의 소득은 지난번에 왔을 때는 풍랑으로 못 보았던 20기의 덴마크 최초 해상 풍력 발전소를 관리 회사에서 제공하는 모터 보트 편으로 바다위에서 한 바퀴 돌아보았다. 장관이었다. 사진도 많이 찍었다. 이 해상 풍력 발전소는 2㎿급 20기를 Bonus 회사의 터빈과 발전기를 채택했다.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1년 365일 중 355일 가동한다고 한다. 가동을 하지 않고 쉬는 10일도 서비스기간이라고 한다. 강원도에서 채택한 Vestas사보다는 가동실적이 매우 좋다. 다음에 영월군에서 풍력발전기 설치 시 채택을 검토해야 하겠다. 95%의 가동률을 자랑한다.
? 이곳의 평균 풍속 7.2m/sec로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 최저 5m/sec에서 가동. 15m/sec가 효율적이고 25m/sec에서는 더 이상 효율이 올라가지 않고 시간당 2000㎾를 생산한다고....
15년이면 손익 분기점 도달 25년 가동 가능하다고 한다. 성심성의껏 설명해주는 덴마크 엔지니어 닐의 설명이 고마웠다.
늦은 점심을 먹은지라 일정을 조정하여 3시부터 4시 사이에 둘러본 해상풍력 발전소 시찰을 마치고는 한 시간정도 쉬기로 했다. 2003년도에 묵었던 'Radisson SAS' 호텔로 돌아와 Check in을 했다. 이 호텔은 2003년도에도 묵었던 호텔이다. 6시에 '티볼리 park' 시찰까지 한 시간 정도 휴식시간을 가졌다. 가볍게 샤워를 하고나니 한결 피로가 풀렸다. 패키지 여행으로 가지 않고 소그룹으로 별도로 일정을 잡은 여행이라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 점이 좋았다. 시간과 비용의 제약이 없다면 소그룹 여행이 여유롭고 덜 피곤하다. 저녁에는 '티볼리 공원'을 시찰. 특이한 조명시설을 많이 카메라에 담았다. 이곳의 조명책임자가 용인 에버랜드의 조명자문위원이라고 한다. 특이한 조명기구 생산을 위해서 자체에서 공장을 운영한다고 한다. 이제 9월말이면 휴장한다고 하니 지난 2003년 방문 시 못 보았던 티볼리 공원을 또 못 볼 뻔 했다. 비도 안 오는 쾌청한 날씨에 운이 잘 따른다.

<독일의 시골마을에 있는 Center Park의 붕갈로>
전에도 느꼈었지만 독일은 땅이 넓다. 여유가 있다. 일을 꼼꼼하고 튼튼하게 한다. 국토를 가로세로로 연결하는 도로망이 부럽다. 서쪽 뒤셀도르프에서 독일 동부의 경제수도인 프랑크푸르트까지 Bus를 타고(코치투어) 달린다. 버스의 최고속도를 110㎞로 제한 해 놓아 100㎞를 준수한다.
중부 독일에 들어서니 경사도 5°정도로 완만한 고원지대가 펼쳐진다. 넓게 비탈진 밭에는 수확을 끝낸 채 겨울의 휴지기를 기다린 채 그대로 텅 빈 밭이 푸른 숲 사이로 띄엄띄엄 있다. 저 멀리는 목장의 푸른 목초지가 수십만 평씩 펼쳐져 있어서 축산물 생산에 유리한 나라다. 독일하면 프랑크 소시지가 맛있어서 아침마다 많이 먹었는데 슈퍼마켓에서 확인한 가격은 500g정도에 3.5€로 그리 싼 편은 아니다. 독일인의 식탁은 여느 유럽 국가들과 다르지 않은데, 이들이 즐겨먹는다는 감자는 호텔에서는 보기 어려웠다.
아침식사로 제공되는 음식은 빵 특히 호밀빵을 좋아한다. 치즈, 버터, 햄과 특히 농가 생산의 수제 소시지가 풍부히 제공된다. 계란은 스크램블과 완숙된 것을 제공하고 여러 종류의 소스가 준비되고 껍질 채로인 사과, 자두와 포도, 여러 가지 과일조림과 요구르트가 갖추어져 있는데 야채샐러드는 없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2시간정도 떨어진 Park heilbachsee(센터파크, Centerparks)로 갔다. 이곳의 2층 단독 별장식 건물인 「카피지」(일반적으로 독일에서는 붕갈로라고 불린다)에 짐을 풀었다. 이러한 리조트를 붕갈로 스타일 리조트라고 한다.
이곳에는 네덜란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국경지역이므로 네덜란드에서 온 가족단위의 휴양객이 많았다. 마침 주말이라 네덜란드 번호판을 단 차가 많이 눈에 띄었다. 유럽이 EU로 통합되면서 이웃나라 방문이 이웃도시 방문처럼 일상화 된 것을 느꼈다. 대부분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네댓 살 먹은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가족이 많다.
아침 산책길에 나서니 방갈로마다에서 풍겨 나오는 버터와 빵 굽는 냄새가 향기롭게 코끝에 와 닿는다. 센터파크 중심지에 있는 상가의 슈퍼마켓에 들어가 보았다. 여느 도시에 있는 정도로 많은 신선한 식료품이 있었고 갓 구워낸 빵도 많이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식품위주의 슈퍼마켓에서 대부분 가족들이 식품을 구입하며 계란스크램블을 하고 빵을 버터로 발라 구워서 햄, 소시지로 곁들여 야채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경제적이고 자기 입맛대로 먹을 수 있으니 이런 휴양지에 와서 먹는 아침은 별미일 수밖에 없겠다.

<생전 처음 혼자 외국에서 지내다.>
두 시간 정도 걸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점심 전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제일 큰 헹켈(쌍둥이표 칼) 제품들을 파는 'MJ 쇼핑센터'에 들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명소인 뢰머(Romerplatz&Romer)의 집을 입체적으로 그린 벽걸이 접시를 하나 샀다. 12,000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관광기념품제작에 참고 할만하다. 가까이에 있는 신라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심가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10분정도 떨어져 있는 집이다. 이곳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손학규씨, 진대제씨등도 다녀갔다고 싸인을 했다. 김진선 도지사님의 싸인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기념 촬영을 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걸어서 '대성당', '뢰머광장', '괴테생가', '독일영화박물관'을 세 시간에 걸쳐 돌아보았다. 독일영화박물관은 박물관 거리에 있었다.
주요부분은 다 본 셈인데 서너 시간이면 대충 볼 수 있으니 이곳 프랑크푸르트는 도심의 핵심 지역은 반경 4㎞정도뿐이 안 되는 것 같다.
2003년에 가 보지 못했던 박물관 거리를 마인강을 건너질러 놓인 보행자 전용 다리를 건너서 걸어 보았다. 불과 1㎞도 채 안되는 거리였다. 이곳에는 수공예박물관, 민속박물관, 통신박물관, 슈테델 미술관을 비롯해 직접 관람한 '영화박물관'들이 연달아있다. 이곳을 와보니 우리 영월군의 박물관고을사업이 생각났다. '영화박물관'은 영월의 사진 박물관과 유사한 성격이었고 영화의 원리, 영사기 등을 수집한 것은 춘천의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비슷했다.
이곳에 수집한 영화관련 기계자료들이 월등했지만 특별히 건물에 신경을 쓰지 않는 이 사람들에 비교할 때 우리의 사진박물관이나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조형미가 훨씬 더 좋은 현대적 건물이었다. 이 곳 영화박물관의 전시 기법이나 전시된 영사기 등을 거의 모두 찍었다. 우리 사진박물관을 보강하는데 아주 중요한 벤치마킹을 한 셈이다. 박물관 거리 견학을 마치고는 바로 강 건너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프랑크푸르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유럽의 한 복판에서 혼자 밤을 새게 되어 한편으로는 약간 긴장이 되기도 하였으나 일단 호텔에서 check in을 하고 방에 들어오니 안심이 된다.

<프랑크푸르트의 노천카페는 인종 전시장>
저녁식사는 낮에 점심을 들었던 '신라식당'으로 갈려고 길을 알려 달라 전화를 하니 손님이 많아선지 주소만 알려주고 찾아오란다. 불친절한 응대에 마음이 상했다. 할 수 없이 직접 중심지역인 중앙역 쪽으로 걸어가다가 500m나 걸었을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리랑 식당'이 눈에 띄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곧장 그 집으로 들어가니 인사부터 반갑게 “어서오세요”하고 한국말로 한다.
된장찌개를 일주일 만에 맛있게 들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빚은 뢰머맥주(지방특산) 한잔을 곁들이니 약간의 취기가 돌아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저녁식사만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가려던 예정을 바꾸었다. 아침에 버스로 다녔던 'MJ 쇼핑몰'이며 독일사람 상점인 헹켈(쌍둥이표) 칼 전문가게 쪽을 지나니 중앙역 광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 보니 이 골목 거리는 온통 노천카페가 많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끼리끼리 모여서 맥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빵에 햄이며 야채를 곁들여 식사를 한다. 어떤 이들은 맥주 한 잔을 시켜놓고는 김이 다 빠졌는데도 얘기만 한다. 무슨 할 말이 많은지 맥주는 마시지 않고 한 시간도 넘게 앉아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같으면 주인이 눈총을 줄 정도로 엉덩이가 질기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기가 인종전시장이다. 독일게르만족은 절반정도나 될까? 말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보니 회교를 믿는지 안 믿는지 터키계같은 중동계 사람들, 중국, 일본, 한국같은 아시안들과 검은 피부색의 흑인들이 골고루 섞였다. 얼마쯤 가다보니 카페들이 끝나가는 곳부터는 카바레들이 즐비 한다. 지나가는 취객들을 유인하는 자극적 포즈의 여자들 사진으로 유혹한다.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이 우대 받는다.>
이 곳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방을 배정 받을 때 담배는 피우느냐고 물었는데 안 피운다고 했더니 11층에서도 전면을 조망하면서 서쪽도 유리창이 있는 방을 받았다. ㄱ자로 프랑크프루트시를 관통하면서 흐르는 마인강이 다 내려다보인다. 담배를 안 피우니 이 층에서 제일 좋은 방을 받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좋은 방이 남아 있으니 선착순으로 준 바람에 오른쪽으로 제일 먼저 있는 코너 방을 받았다. 하여튼 혼자 떨어져서 심심한데 강을 오르내리는 마인강 유람선과 오랜 건축물로 이루어진 강 건너 박물관 거리의 스카이라인이며, 보행자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심심치 않다. 내일은 출발하는 날이라 조금 일찍 일어나야겠어서 오전 6시에 신호를 보내달라고 웨이크 업 콜을 부탁해두고는 방에 있는 인스턴트 커피한잔을 타서 마시면서 이번 출장기간의 일들을 회상하며 기행수필을 메모했다.
창 밖에 점점 어두워지는 프랑크푸르트의 멋진 야경을 보면서 이렇게 지구반대편에 와서 혼자 떨어져 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러니 인터넷으로, 전화로 지구 반대편과 실시간으로 사람과 사람 간에 연결이 되니 몸은 수만리 떨어져도 정보는 즉시 전달 할 수 있다. 세계는 이제 더 이상 물리적인 거리는 있어도 의사소통에 거리는 없어졌다 할 수 있겠다.
이 곳 유럽에 와서도 영월의 사무실과 수시로 전화를 하면서 김진선 도지사님이 다녀간 일 등을 소상히 알 수 있었고 강원랜드 이사회 일정 등의 사정을 알 수 있어서 출장을 하루 앞당기기도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에서 묵은 호텔을 예약하는 문제, 비행기 좌석을 하루 앞당겨 받는 문제 등을 서울의 여행사에 연락하여 지원을 받았다. 내가 와 있는 이 곳 프랑크푸르트에서 잘 곳이며, 타고 갈 비행기 스케줄이며를 서울에서 연락을 하고 조치를 해 준 것이다. 참으로 고맙기도 하고 한편, 이 세계가 인터넷이나 전화로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간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이젠 낯설지 않은 독일 도시의 밤>
이번 출장을 정리해 본다면
첫째, 영월의 박물관고을 발전에 도움이 될 곳들을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덴마크의 세계적인 루이지애나 미술관을 둘러보고 프랑크푸르트의 박물관 거리를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동강시스타의 건설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영국과 독일의 「센터파크」에서 여러 시설들을 보고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지, 이들이 자연을 보호하면서 사람들이 유익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느꼈다는 점이다.
셋째, 그 외에도 몇 년 전에 단체 여행에서 자세하게 살펴보지 못했던 부분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점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덴마크에서 해상풍력발전소를 모터보트로 돌아본 것은 가장 큰 소득이다.
넷째, 영월군이 선포한 「명품도시」건설을 위한 자료를 많이 수집하였다.
① 프랑크푸르트시의 박물관 종합 안내 책자와(가이드북) 덴마크 코펜하겐시 의 관광안내책자(하드표지의 200쪽의 방대한 분량)를 수집하였다.
② 디자인 강국인 덴마크의 공공시설 디자인과 티볼리 파크의 야간조명시설 등을 스케치하였고,
③ 런던, 코펜하겐,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 등 방문도시의 예술적인 상점 간판과 공공 안내 표지판, 아름다운 건축물 등 100점 이상의 사진 자료를 새로 얻게 된 점이다.
④ 무엇보다도 큰 수확은 영월군의 발전에 적용 가능한 선진국의 휴양관광 리 조트 사업을 중점적으로 벤치마킹하였고 아울러 관심 있게 본 것은 풍력발전소 건설, 미술관, 박물관 건설 운영에 반영할 좋은 사례를 수집한 것은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내일이면 귀국길에 오르는 프랑크푸르트의 밤이 점점 깊어간다.
호텔방에 혼자 남았어도 이젠 이 도시가 낯설지가 않다. 다음 기회에 다시 온다면 혼자서 이곳저곳을 돌아 볼 자신이 생겼다. 어느 정도 지리도 익히고 도시의 생리도 파악한 셈이다. 내일 출발을 위해 이제 잠을 청해야겠다. 현재시간 10시30분. 한국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