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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농업.농촌에 대한 오해(誤解)원장희 영월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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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농촌에 대하여 우리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가끔 농업과 농촌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본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어디 농촌에 대해서만 그럴까. 우리가 잘 알지 못하거나 오해를 하고 있는 분야가 잘 알고 있는 것보다 몇 십 배 많은 게 사실이 아닌가. 농업은 1차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사양산업으로 희망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데서 나온 얘기다.
작물이나 가축을 생산하는 것을 1차산업으로 분류한다면 농업토목, 농업기계, 비료와 농약산업은 2차산업이고 농산물 유통, 교육, 정책 등은 3차산업으로 농업은 단순한 1차산업이 아닌 복합 산업이라고 해야 옳다. 따라서 앞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만 하면 개발가능한 부문의 폭이 넓은 산업이라고 본다.
또 한가지. 쌀에 대한 오해다. 쌀밥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완전식품으로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각종 암의 발병율을 낮출 수 있는 장수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쌀 소비는 점점 줄어 지난해는 국민 1인당 소비량이 80kg이하인 78,8kg으로 줄어들었다. 쌀 산업의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동안 쌀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패스트푸드와 값싼 외국산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에 입맛이 들여져 쌀밥을 먹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쌀이 모자라던 시절에 쌀밥보다는 밀가루음식 등 분식(粉食)이 영양에 좋다는 홍보, 교육의 영향도 쌀밥을 기피하는 데 한 몫 하고 있다고 본다. 이제라도 김치, 된장찌개, 고추장과 함께 먹는 쌀밥의 진가를 적극 홍보하여 쌀소비 감축의 폭을 줄여야 한다.
또 농업은 힘들고 짜증나는 소위 3D산업으로만 인식되기 쉬운 장면들을 TV방송들이 보여 줄 때가 자주 있다. 다음과 같은 장면을 나는 여러번 보아 왔다. 농업과 농촌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농촌에 대한 오해만 깊어 갈 뿐이다.
연휴가 끼인 지난해 4월 어느 주말 밤 9시뉴스시간. 기자의 리포터가 시작된다.
그것도 꼭 헬기를 타고서 말이다.
『모처럼 화창한 휴일을 맞아 나들이 인파로 넘쳐나는 놀이공원의 모습입니다. 여기는 치악산 정상. 산 정상에는 등산객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로 가 보겠습니다. 나들이 차량으로 곳곳에서 지.정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의 리포터와 함께 화면에는 놀이객들이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클로즈업 시킨다. 이와 같이 나들이객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이나 유원지를 보여준 후에 마지막으로 꼭 뒤따르는 화면은 농촌풍경. 기자의 리포터가 계속된다.
『한편, 농촌에선 며칠동안 내린 봄비로 봄 가뭄이 완전히 해갈 되어 본격적인 영농준비에 바뿐 하루를 보냈습니다』라고 하면서 논물을 대기위해 삽으로 도랑의 흙을 퍼내는 촌로(村老)의 얼굴을 비추어 준다. 정말 농촌에 대한 오해가 너무하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처음부터 보여 주던지 아니면 보여주지 말던지 화려한 야외놀이 장면 다음에 농촌의 흙 묻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왜 보여 줄까?
농촌의 현실은 어렵다지만 대부분의 영농 작업이 기계화 되어있다. 헬기에서 바라보는 촌로의 삽질은 극히 드문 장면이다. 그런 모습을 예민한 감성의 청소년들이 보면 농촌에서 농업을 직업으로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농업은 힘든 3D산업이라는 오해만 깊어 갈 뿐이다.
이와 같은 장면은 휴가철이나 연휴가 이어져 나들이 차량이 넘쳐 고소도로 정체가 심했던 주말 저녁방송을 주의 깊게 본 시청자는 공감 했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농촌에 정착하여 새로운 도전으로 일류 직장인보다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자만 모르고 있는 건지… .
정해년 새해에는 이런 오해가 없이 농촌을 바로 이해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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