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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과 단종(端宗) 2 <영월의 이야기 24>최명환 강원대 국어국문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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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4.03  11: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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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이 청령포에서 관풍헌으로 옮겨 유배생활을 하던 중 경상북도 순흥지역에서는 금성대군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사전에 발각이 되었고, 그 결과 조정에서는 노산군과 금성대군을 사사(賜死)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결국 단종 복위 운동의 실패는 영월의 관풍헌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던 단종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쳐 생명까지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세조는 금성대군을 사사(賜死)하고, 송현수는 교형(絞刑)에 처하고, 나머지 사람들에 대하여는 논하지 말도록 하였다. 그러던 도중 단종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목매어서 자살하고, 예로서 장사지냈다고 정사에 기록되어 있다. 곧 금성대군 주도의 단종 복위 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근친이 사사(賜死) 당하는 등의 고초를 겪게 되자, 이 소식을 접한 단종이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했다는 것이다.

영월지역에서 전승되는 단종의 죽음과 관련된 전설은 정사의 기록과 많은 차이가 있다. 세조는 단종에게 사약을 내렸는데, 독약 그릇을 가지고 영월에 온 사자는 나이 어린 단종에게 차마 독약 그릇을 바칠 수가 없어서, 독약 그릇을 강물에 던져버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세조는 또 다른 사자를 보냈다. 그 사자도 독약 그릇을 버리고 자살을 하였다. 이러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단종은 자기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이 계속 죽어야 하는 것이 고통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그 당시 관노였던 복득이를 시켜. “내 개고기를 먹고 싶으니 가서 한 마리 잡아 오너라”하였다. 복득이가 개를 한 마리 구해오자 이번에는 “내 손으로 개를 잡을 수가 없구나. 내가 개 목을 옭아 놓을 테니 네가 줄을 당기어라.”하면서 단종은 개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틈으로 명주줄을 내보냈다. 복득이는 명주줄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런데 아무리 당기어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 복득이가 방안으로 들어가 보니 자기가 잡아당긴 것이 개가 아니라 단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복득이는 절벽으로 올라가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을 했다고 한다.

단종의 죽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승된다. 금부도사 왕방연이 독약 그릇을 들고 영월 땅에 도착하였다. 영월 사람들은 “금부도사다.”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뛰쳐나왔다. 이를 단종이 듣고 “아! 올 것이 왔구나”하고 방안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어명을 받기 위해 정좌하고 있었다. 금부도사가 문을 차고 들어왔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라며 금부도사는 절을 하였는데, 이에 단종이 “나 하나 때문에 이렇게 먼 길을 오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라고 하였다. 금부도사가 그 말에 감복이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사약을 단종 앞으로 내밀었다. 시간은 지나가고 금부도사와 같이 내려온 사람들은 재촉을 하는데, 복득이가 공명심(功名心)에 눈이 어두워 옆에 세워놓았던 활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단종의 뒤로 돌아가 단종의 목을 감아 당겼다.

이에 단종은 복득이가 끄는 데로 끌리어 가다가 문지방에 몸이 걸렸는데, 복득이는 한 쪽 발을 문지방에 대고 힘껏 줄을 당겼다. 시간이 흐른 뒤에 복득이는 단종의 죽음을 확인하고 금부도사에게 이렇게 소리를 쳤다. “만고의 역적 노산군을 죽인 것이 이 복득이니 한양에 오르거든 반드시 이 일을 알리시오.”하고 대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급살을 맞고 죽었다고 한다.

단종의 죽음과 관련해서 전승되는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는 모두 사신들이 왕명을 집행할 수 없었던 사정을 잘 보여준다. 첫 번째 전설에서는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수십 명의 사신이 단종에게 사약을 바치느니, 오히려 자진하는 길을 택하여 왕명을 간접적으로 거부하고 단종을 살리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신들의 희생 속에 구차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단종은 ‘자신 때문에 더 이상의 희생이 있으면 안 되겠다.’하여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반면 두 번째 전설에서는 복득이라고 하는 관노의 공명심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전설 모두에서 성군(聖君) 단종의 모습은 강조된다. 첫 번째 전설에서는 백성과 신하를 생각하는 단종의 모습이, 두 번째 전설에서는 끝까지 왕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려 했던 모습이 나타나 있다. 단종의 위와 같은 죽음 곧 자살이든 타살이든 성군 단종과 폭군 세조가 대비되면서, 영월 사람들에게 아픔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필자소개: 1973년 영월주천 출생.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강사. 주요 논문으로는 <단종전설의 신화성 연구>, <현대의 지역축제와 전설>, <영월지역 무형문화유산 실태 및 전승 방향> 등이 있음.

* 영월이야기는 영월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각 읍.면별로 정리 연재형식으로 게재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바랍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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