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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영월, 외국인 주부 프로그램 문제없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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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외국인 주부와 그 가정의 문제는 사회 문제가 될 만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당사자인 외국인 주부들의 실태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프로그램 주최측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최근 영월에서 일어난 몇 가지 예를 들어 외국인 주부들에 대한 프로그램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달 관내 모여성관련단체 회원들과 관내 거주 외국인 주부들이 멘토 결연식을 가졌다. 멘토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상대방이 꿈과 비전을 이루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굳이 이런 거창한 문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 단체 회원들은 외국인 주부들이 한국으로 시집 와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멘토 역할을 자청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체 회원들 중 일부가 사전 정보나 친분 없이 외국인 주부 가정을 단체로 방문해 상대 외국인 주부와 그 가족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일이 발생했다. 그 외국인 주부와 가족들은 자신들의 사생활이 좁은 영월에서 이상하게 비쳐지고 여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위 사례의 경우 모 단체의 일부 회원들은 본인들의 의도와 달리 접근 방법이 좀 더 신중하지 못했다. 멘토 역할의 기본은 상대방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언과 지혜로 이끌어 주며 크게는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사전 정보 습득 및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가정 방문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특히 멘토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사람들이 당사자와 가족들을 단체로 방문할 경우 그 분위기는 당연히 어색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멘토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멘토에 대한 기본 지식과 방법을 터득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한 것이다.
한편 멘토 결연식이 있던 날 직장을 갖고 있던 일부 외국인 주부들은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멘토결연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A씨의 경우 한창 바쁜 점심시간 전이라는 이유를 들어 2시간 정도 소요되는 멘토결연식 참석을 식당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외국인 주부들이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직장을 뒤로 하고 참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멘토결연식의 경우 외국인 주부들이 우리 지역에 있는 주민과의 인간관계를 통해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이후 직장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였다. 외국인 주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작은 배려가 아쉬운 사례였다.
또 한 예를 들어보자. 영월군에서는 2~3년 전부터 외국인 주부들을 위한 우리나라 전통음식만들기, 예절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음식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일반 주부들도 그 방법과 요리 절차가 어려워 쉽게 준비하지 못하는 음식이다.
또 전통음식의 조리과정을 설명하려면 전문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외국인 주부들에게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만을 강조한 무리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아침, 저녁상에 올릴 수 있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콩나물 무침 등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요리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그들이 가정에서 활용하고 그것으로 인해 즐거운 시간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끔 그들은 그들만의 대화로 만남을 가진다. 그럴 때면 이구동성으로 외국인 주부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마련이 고맙기는 하나 좀 더 당사자들을 배려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언제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몇 명 참석하시오.” 라는 식의 진행은 무의미하고 돈만 낭비한다는 지적이었다.
필리핀에서 영월로 시집 와 살고 있는 한 외국인 주부는 외부 모임에 참석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고 마음을 여는데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온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이제는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고 정책을 펼 때이다.<정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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