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댐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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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암댐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영월-정선-평창-강릉, 한수원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6.11.24 15:17:57

도암댐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도암댐은 1989년 8월 1256억원을 투입해 유역변경을 위한 경사코아형 석괴댐으로 건설되었다. 동강 최상류인 송천에 댐을 막아 이루어진 도암호의 유역 면적은 144.9k㎡이며, 총저수량 5100만t이고 이중 유효저수량은 4000만t이다. 도암댐과 함께 건설된 강릉수력발전소는 동해안 최초의 수력발전소다. 이 발전소가 건설된 후 도암댐 물이 강릉시 남대천으로 유입되자 심각한 수질 오염 문제가 야기됐고 발전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도암댐의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것은 송천 상류의 대규모 목장과 고랭지채소밭, 각종 위락시설로부터 유입된 오폐수 때문이다. 상류의 상황을 무시한채 도암댐과 유역변경식 발전소를 밀어붙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당시 의사결정권을 가진 한국전력, 정부기관 등의 근시안적 사업추진은 18년이 지난 지금 영월을 비롯한 남한강 상류 지역 주민을 괴롭히고 있다.

발전용으로 지어진 도암댐은 남대천으로 유입되는 오염된 물을 견디다 못한 강릉주민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2001년 이후 발전을 중단했다. 그 이후 도암댐의 오염된 담수가 원래 수계인 송천을 통해 동강으로 유입되면서 동강의 수질은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지난해 7월 강원도와 한수원, 국무조정실, 산업자원부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도암댐 평가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갖고 도암댐 폐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시 용역을 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도암댐 수질이 3급수 이하로 정선의 아우라지까지 영향을 미치고, 다른 댐과 비교해도 환경성은 물론 경제성이 떨어지고,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발전방류를 중단하고 자연방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체보다는 홍수수위조절용댐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 근거로 연구원은 도암댐이 홍수가 극심할 때 정선지역까지 15% 정도의 홍수조절 효과를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국무총리 주재로 제131차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도암댐의 발전기능을 중단하고 홍수조절용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그러나 도암댐은 올해 장마에도 홍주조절은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수조절을 하려면 홍수 전에 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 그러나 한수원 자료를 보면 도암댐은 큰비가 내리기 전 댐을 전혀 비우지 않았다. 올해 7월 1일까지 도암댐 수위는 해발 695m로 거의 만수위(711m) 상태였고 10일에는 699m를 유지했다. 그리고 15일 평창 지역에 197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도암댐으로 초당 285톤의 물이 들어왔고, 댐 방류량은 초당 226톤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 초당 331톤의 물이 유입됐을 때 도암댐은 초당 166톤의 물을 방류한 바 있다. 당시 도암댐은 발전도 하지 않았고 더더구나 ‘홍수조절댐’도 아니었다.

한수원도 할 말은 있다. 강릉쪽 발전용 도수로로 60% 정도 댐을 비울 수 있지만 강릉시의 반대로 불가능하고 댐 밑바닥에 있는 방수로로 물을 빼는 것은 정선과 영월에서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암댐의 홍수조절능력은 전체 저수량 5100만톤의 2/5 수준인 최대 2000만톤, 홍수조절시간 4시간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총리실 조정까지 거쳐 홍수조절용댐으로 쓰기로 한 댐이 사실상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발전도 하지 못하고 홍수조절도 못한채 썩은 물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암댐 문제는 오염된 물을 완전히 비운 후 제대로 된 홍수조절용 댐으로 전환하는 것과 댐 하부에 쌓여있는 퇴적물 처리로 압축할 수 있다. 홍수조절용 댐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해결하게 위해서는 현재 5년 동안 고여 있는 오염된 물을 완전히 비워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비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강릉쪽 발전 방류구로 60%의 배수가 가능하지만 강릉시가 반대하고, 남한강 본류로 100% 방류하는 방식에는 정선과 영월군이 반대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오염된 방류수와 댐 하부 퇴적물 처리는 강원도와 한수원, 댐 상류 고랭지밭의 오염저감 대책은 환경부 등이 맡기로 했다. 그러나 관계기관들은 지난 홍수를 앞두고 주민들을 상대로 물빼기 협조를 구하는 등 어떤 노력도 시도하지 않았다. 이처럼 정부 당국은 지역주민과 지자체들의 반발을 이유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7월 내일신문 기사에서 강릉시 (사)시민환경센터 심헌섭 사무국장은 “홍수조절용댐으로 만들기 위해 댐을 비운다면 강릉시민들도 합의해줄 수 있다”며 “단 처음 한번만 강릉으로 방류하고 홍수조절댐이 된 이후에 저수된 물은 원래의 남한강 수계로 방류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결의 실마리는 잡히는 셈이다. 정선군과 영월군, 평창군이 나머지 40%의 물을 받아내는 것에 합의한다면 일단 도암댐의 오염된 물은 모두 비울 수 있다. 이 경우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동강으로 방류하는 물에 퇴적물이 최대한 포함되지 않는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동강의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완전한 자연방류를 위해 댐 하부에 쌓인 퇴적물 문제가 남는다. 이 경우 물을 완전히 비운 후 당초 송천의 물줄기와 최근 강우량을 고려해 충분할 정도의 유역을 복원, 확보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확보해야 하는 하천 유역만큼이라도 퇴적물을 제거해 도암댐 바닥으로 하천이 흐르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오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퇴적물에는 빠른 시일내에 복원될 수 있도록 생태적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동강은 대한민국의 강이다. 동강이 다시 대한민국의 강으로 되살아 날 때 영월도 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도암댐을 지금 그대로 둔다면 청정동강은 요원하다.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해결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한수원은 물론 영월군과 정선군, 평창군, 강릉시의 지자체와 각 사회단체 및 주민들의 대승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해당 지역 지자체와 시민사회, 한수원의 부단한 노력을 당부한다. 특히 그동안 무기력하게 이 문제를 방치한 정부와 강원도의 전향적인 변화도 함께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