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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진정 무엇인가?신 혜 영 수필가, 석정여자중학교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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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상이 떠들썩하다. 그동안 유지해 오던 한반도의 평화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온통 그 지축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예측하기 힘든 북한의 행태와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추가 핵실험으로 아주 심각한 상황에 놓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들이 대책에 바쁘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생각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사실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는 대단히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그로인해 어마어마한 전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고, 아우슈비츠 같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세계의 역사 중 제2차 세계대전을 가르칠 때마다 전쟁의 참상과 함께 아우슈비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곤 했었지만 정작 직접 그곳을 찾아 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굳이 폴란드의 크라쿠프를 일정에 넣은 것도 바로 아우슈비츠에 가서 그곳의 모든 것을 직접 내 눈으로 꼭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우슈비츠는 입구부터 달랐다. 겨울이어서도 그랬겠지만 인간이 만든 것으로는 가장 음산하고 음울하고 최악인 곳이 그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제 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의 히틀러는 인종주의를 내세워 유대인 말살정책을 세웠다. 그리곤 유럽 전역의 유대인을 강제로 이동시켜 수용하고 집단 학살시켰던 곳이 바로 아우슈비츠(제1수용소)와 조금 떨어져 있는 비르케나우(제2수용소)였다.
그곳에서는 아무런 말이 필요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교과서에 실렸던 사진처럼 아우슈비츠의 정문에는 ‘노동하면 자유로워진다’라는 글귀가 걸려있었고, 몇 겹 씩 둘러싸여 있는 주위의 철조망 군데군데 높은 감시대의 모습도 보이고, 화장터는 괴물처럼 검은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줄지어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 내부에 유대인 살해 장소였던 가스실과 마굿간보다도 못한 침대, 총살의 벽에는 아직도 선연히 총탄 자국이 남아 있고, 그곳을 찾는 이들의 꽃다발 행렬은 계속되고 있었다.
복도에 가득 걸려 있는 줄무늬 죄수복 차림의 유대인들의 사진, 그들의 머리카락으로 짠 카펫, 빼앗은 가방과 안경, 브러시와 신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작은 신발을 보는 순간, 또 갓난아이를 안은 유대인 부인을 뒤에서 총을 쏘는 독일병의 사진을 보는 순간 슬프다기보다는 갑자기 숨쉬기 어려워졌고 매캐하고 뻑뻑하게 목젖이 아파 왔다.
그곳에서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숨이 막힌다. 답답해진다. 누군들 그 잔인함에 무심할 수 있을까? 인간들의 생각 차이로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행해진 잔인한 행동들의 결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아우슈비츠였다.
전쟁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잔인함은 정말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6. 25 이후 최대 국가비상사태라는데 막상 우리 모두는 비상사태의 모습이 아니다. 어느 시민단체에서 북핵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이라 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부터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심각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우리 모두는 냉철한 눈으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가야할 것이다. 같은 민족으로 같은 한반도에 살면서 자칫 그들의 잘못된 생각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이를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진실된 대화로서 말이다. 잘못된 생각의 차이가 불러오는 결과는 아우슈비츠에서처럼 참으로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확인하고 그러기 위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좋은 방향으로 풀어 나갈 수 있는 대화의 길을 모색해야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렇다면 적대심보다는 대화가, 무기보다는 평화가, 대결보다는 타협이 이 세상을 얼마나 더 크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인지를 제발 북한도 하루 빨리 깨달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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