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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학 교사의 환경제언 “중석광산 산업폐기물이 이제는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영월의 흥망을 좌우했던 상동 중석광산과 그 흔적 폐재댐
폐재댐 관리 성공 여부 한강 상수원 수질등급 결정적 열쇠
정병학 석정여중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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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사회 교과서에서 '영월 상동 중석광산'이라고 암기했던 기억이 난다. 옛 고서에 의하면 15세기 후반에 오늘날 북면 연덕리 갈치 부근에 철광산이 개발되었고, 15-16세기 은광산, 17세기 금광산, 1740년에는 동광산이 개발된 적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광업역사를 볼 때, 영월지역은 다양한 금속이 출토되어 광산역사가 깊다.
상동중석광산은 1916년 4월 노두가 발견된 뒤 1923년에 개광해 개발해오다가 1948년 8월 상공부 직할기업체로 운영하게 되었고 1952년 대한중석 광업주식회사가 인수해 국영체제로 운영되었다. 대한중석은 50년대와 60년대 국내 대표 산업기반이었다. 상동광산의 개발이 최전성기였을 당시 종업원은 2200명과 그 가족을 합쳐 1만 2000명에 달했으며 이와 관련한 각종 영업자 및 하청 덕대업자를 합치면 2만여명이 넘었다 한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광산산업이 쇠퇴해 1994년에 중석광산은 폐광되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상동중석 광산에서 발생된 폐석과 광미를 상동읍 내덕리와 천평리에 조성된 제1폐재댐과 제2폐재댐으로 각각 관리하고 있다.
제1폐재댐은 상동읍 내덕리에 있는 폐재댐으로 높이 40m, 면적 8만9300㎡, 폐석의 양은 400만톤이며 제2폐재댐은 높이 98m, 면적 31만5510㎡, 폐석의 양은 800만 톤이 적치되어 있는 거대 광재댐이다.
사진1 : 상동중석 제1폐재댐
사진2 : 폐허가 된 상동광산 현장
제1폐재댐은 1973년부터 1981년까지, 제2폐재댐은 1981년부터 1993년까지 광미를 적치하여 지금까지 무려 20~30여 년 간 지역주민을 위협하면서 물리‧화학적 방법으로 관리되어 왔다. 현재 폐재댐은 시멘트 벽돌을 계단식으로 쌓아 광미를 적치시켜 놓고 있다. 특히 제1폐재댐은 벽돌과 비닐카바 등 물리적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여름철 집중호우나 봄과 가을철 강풍에 침식을 받을 우려가 있어 지금보다 개선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폐재댐 및 폐석 관리의 성공 여부가 한강 상수원 수질등급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
상동중석 폐재댐에 쌓여 있는 광미는 단순한 돌가루가 아니다. 이 광미에는 식물보다는 동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유해 중금속들이 우려기준을 상당히 초과한 수치를 함유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된다. 광미를 강산분해법을 통해 분석결과 납, 크롬, 비소, 아연, 망간 등이 토양 우려기준을 크게 상회하여 포함하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특히 비소가 300~500ppm(ppm : 광미 1kg당 비소 mg 함유) 범위로 토양 우려기준(비소 토양 우려기준 : 25ppm)에 15~20배를 초과하고 있다. 중금속을 호흡기로 흡입할 경우, 중금속은 그대로 뇌세포로 흡수되어 뇌혈관과 뇌신경을 파괴시키고 뇌하수체 면역기능을 과도하게 하여 간장과 비장 등을 붓게 하여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동중석 광미는 시멘트 입자와 같이 아주 미세한 입자이다. 이 광미 입자의 크기는 100㎛ 이하로 미세하고 가벼워 강풍에 무방비로 대기에 비산되면서 광미가 생활지역과 농경지로 침범하면서 주민생활과 농업에 수십 년간 피해를 주어 왔다.
상동 폐재댐 주변지역은 여름철에 해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다. 그 이유가 상동 폐재댐에서 날아든 광미 영향으로 판단된다. 광미에는 독성물질인 비소를 함유하고 있어 해충이 비소 독성에 의해 생활환경이 악화되어 그 수를 감소시켰다고 생각된다.
피해상황을 보면, 제1폐재댐은 집중호우에 의한 침식과 강풍에 의한 비산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고 제2폐재댐은 집중호우에 침식과 우수(雨水)에 의한 침출수가 피해를 주고 있다. 제1폐재댐 정상에는 2007년도까지는 호우와 강풍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가 그 이후로 멍석이나 비닐카바로 광미를 강풍이나 빗물에 침식을 방지하고 있는데 좋은 방법은 아니다. 폐재댐 정상에 씌워놓은 멍석은 강풍과 빗물에 찢어지고 날려 광미의 보호 기능을 제대로 못해 지역주민과 농경지 등의 피해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현재 폐광과 폐석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 한 철에 1년 강수량의 90%가 집중될 경우 대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상동지역은 남한강 최상류 지역으로 한강의 중요한 상수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중금속이 광미에 싸여 함께 유입된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또 이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폐광구와 폐석 속에서 침출되는 산성광산배수(Acid Mine Drainage : AMD)가 상수원 수질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금속광과 석탄광에서 생겨난 폐석과 광미에서 ph가 낮은 침출수를 생성시키고 이 침출수는 다량의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함유한 상태로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하천 생태계를 마비시키고 먹이생태계를 통해 인간 육체로 유입되고 있다.
폐재댐의 폐기물을 철저히 관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때는 이 중금속 오염물질인 광미가 시멘트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하여 시멘트 부원료로 재활용하기도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결국에는 재활용을 못하고 있다. 필자가 판단하건데 이 유해오염덩어리 폐석을 재활용한다는 것은 오히려 오염원의 확산을 가져오기 때문에 재활용은 적절치 않고 어떤 방법으로든 폐재댐에 잘 묶어 놓는 것이 최상의 관리 방법으로 판단된다.
과거에 국가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많은 광산들과 채광활동에 의해 발생된 산업폐기물이 이제는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 폐재댐은 천평리 주민에게만 한정된 위험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다음주에는 ‘상동중석 폐석지 관리 방안 검토’를 연재합니다>
사진3 : 상동중석 제1폐재댐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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