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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다산(茶山)이야기!오부영 남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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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0.13  13: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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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고도를 높여가는 하늘!
그 아래 꽁무니에 불붙은 고추잠자리 때의 저공비행! 세월은 쏜살같아서 첫 추수를 했다는 소식이 뜨르르하게 지면을 장식한지도, 윤칠월이 끼어서 더디기만 하던 추석 명절도 훌쩍 지나버리고 선들 바람이 춤추는 가을 들녘이 어느새 넉넉하던 속을 비워간다.

거북등 같이 쩍쩍 갈라진 뭉툭한 손끝으로 알곡을 거둬 올리는 농심(農心).
이 어디라고 다를까? 물난리 통에 속절없이 쓰러지더니 그예 싹까지 틔워올린 쭉정이들을 원망도 해보고 “ 그래도 이만큼이 어디야 ....”하는 감사의 한숨도 지어보면 역시 누런 황금 들녘은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하는 가을 수채화임에 틀림이 없다.

한해의 끝자락에서면 모두가 지난날을 반추하면서 후회도 하고, 자기반성도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갖기도 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하지만 혹여 이기적인 삶을 유감없이 탐닉하지는 않았는지 잠시 뒤돌아보는 여유를 가져 보았으면 한다.

만일 누군가가 자기 관점을 주장하면 고집쟁이라 생각하고, 내가 그렇게 하면 개성이 뚜렷해서라 하고, 만일 그가 친절하게 굴면 나에게서 무언가 좋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고, 내가 친절하면 그것은 나의 유쾌하고 자상한 성격 때문이라 하고, 남이 뜻을 굽히지 않으면 고집이 세기 때문이고, 내가 뜻을 굽히지 않으면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고, 내가 길을 건널 때는 모든 차가 멈춰서야하고, 내가 운전할 때는 모든 보행가가 멈춰서야한다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마음에 담아 두지는 않았는지.....

깊어가는 이 가을에 부산스럽고 고집스러운 이기적인 마음일랑 잠시 접어두고 내 이웃, 내 직장, 내 가족들로부터 기억에 남는 작은 칭찬꺼리를 하나씩, 아니면 남이 좋은 기억을, 평가를 해 줄 수 있는 그런 매듭을 만들어 두면 어떨까?

사람은 살아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어렵지만, 살아있는 사람을 정당하게 평가하기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엊그제 어느 책에선가 접했던 박석무소장님의 풀어쓰는 다산(茶山)에 관한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참 좋은 교훈이 아닐 수 없다.

18년의 귀양살이를 마치고, 수백 권의 저서를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다산(茶山), 당대의 학자들이 다산의 저서를 읽어보면서 생전에 벌써 대단한 학자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석천 신작(申綽), 대산 김매순(金邁淳), 연천 홍석주 (洪奭周)등 순조(純祖)시대의 석학들이 다산과 교우하면서 다산의 저서를 접하자 깜짝 놀라면서 크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이름난 학자들에 비해 덜 알려진 항해 홍길주(洪吉周: 1786~1841)라는 학자는 집안이 너무 융성하자 어머니의 만류로 과거에 응시하지 않아 큰 벼슬은 하지 않았으나 평강 현령을 지낸 홍석주의 아우이자 정조의 사위이던 홍현주( 洪顯周)의 손위 형이기도 했던 유명한 분이었다. 다산 만년에 홍석주와도 학문 토론을 하였지만 홍길주와도 만나고 어울리면서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였다 한다.

다산이 1836년 음력 2월 22일 세상을 뜨고 한양에 소식이 알려지자 홍길주가 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열수(烈水:다산)가 죽었다니 수만 권의 서고가 무너졌도다”(烈水死 數萬券書庫頹矣)라고 탄식했다 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척도로는 대단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이 죽어서 제대로 평가 받는 정확한 증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산의 머리에는 수만 권의 책이 들어 있고 거대한 서고에 비교하였으니 얼마나 대단한 평가인가.

우리의 조상님들의 현명한 지혜와 앞을 보는 통찰력, 현실을 직시하는 예리한 판단력을 오늘에 사는 우리가 어찌 감히 논할 수 있겠는가? 다만 예측을 불허하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세계가 들썩이고 이란 핵문제 등 국제적 이슈는 물론 양극화, 고령화 등 상식을 초월하는 현대생활인들을 위해 글 말미에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었다.
“인간 서고는 무너졌으나 책은 살아있습니다. 제대로 번역하고 해석해서 오늘의 지혜로 삼아야 할 일은 우리 후인들의 몫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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