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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료원을 다시 생각한다김용희 하늘샘지역아동센터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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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수요일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데리고 영월의료원에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아이들은 병원 가는 게 뭐가 좋다고 들떠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출발할 때 이랬으니 병원에서는 더 난리였다. 앞에 있는 친구의 몸무게를 발설했다가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고 그게 빌미가 되어 센터에 와서도 왜 얘기했느냐고 두고두고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소아청소년과 문진 때에는 옆에 설치된 놀이터에서 너무 신나게 노는 바람에 ‘밖에서 기다리면 어떻겠느냐’는 병원 관계자의 정중한 조언에 따라 중앙 마당에서 열심히 놀며 대기하면서 무사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우리 지역아동센터는 이런 건강검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갑자기 감기가 들어도, 배탈이 나고 다쳐도 영월의료원을 찾는다. 지난 여름에는 거의 한 달 가까이 다닌 적도 있다. 그때도 모두 돈을 받지 않았다. 갑자기 다쳐 응급실을 이용한 적이 있었을 때에도 정성껏 진찰을 해주셨다. 그때도 당연히 무료였다.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의 절반 이상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영월의료원이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공공병원의 질병예방 사업이나 응급실 유지는 돈이 안 될 줄 알면서도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 하는 일들이다. 한겨레신문에서는 지난 4월 9일자 기사에서 ‘강원도 속초·영월·삼척의료원은 의료안전망 유지 차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와 산부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이 없다며 민간병원들이 기피하는 진료과목들이다.’라고 보도했다.
수익성이 없으므로 당연히 적자가 나지만 그것은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건강한 적자이다.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의 목표는 흑자 병원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제대로 지키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이런 소중한 공공병원인 의료원을 진주에서는 폐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공기와 물처럼 한 번도 존재 가능성에 대해 의심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폐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경영부실이란다. 그 당연한 사실이 폐업의 이유가 되어야 한다는 게 더 놀라웠다.
우리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영월의료원, 이제까지 감사한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를 보면서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가난한 이들의 이웃이 되어주었던 의료원, 이제 우리가 효율성과 수익성 앞에 곤고해진 친구의 편이 돼 주어야 할 때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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