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오피니언 |
|
요선암 돌개구멍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적극 환영한다.양재룡 호야지리박물관장 |
|
지난 2월 5일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영월 요선암 돌개구멍’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 바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마식지형(磨蝕地形)의 특징이 하나의 군(群)을 이루면서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는 영월의 요선암 돌개구멍에 대한 이번 지정 예고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고 환영할 일이다. 마식의 원형을 고스란히 담은 곳은 매우 희귀할 뿐 아니라 더욱이 좁은 지역에 군(群)을 이루어 발달한 곳은 전국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수주면 무릉리 주천강변에 발달한 요선암 돌개구멍(pot hole)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야 할 연유를 세 가지만 들겠다.
첫째, 요선암 돌개구멍(pot hole)의 지형적, 학술적 가치의 중요성이 보호되어야 한다.
요선암 돌개구멍(Pot Hole)은 하천의 침식(浸蝕)작용 중 마식작용으로 생겨난 다양한 형태와 규모(지름 : 수십cm~1m, 깊이 : 수십cm~2m)의 구멍들이 요선정 아래 주천강(酒泉江) 하상(河床)면을 따라 약 200m 구간의 화강암반(花崗巖盤) 위에 폭넓게 발달하여 있다. 이러한 돌개구멍은 하천에 의한 침식유형의 하나인 마식과정과 이에 의한 지형의 형성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서 학술 가치가 크다.
이외에도 상류 약 6km 지점에는 깊이 70cm 폭 약25cm 전형적인 포트홀을 볼 수 있고, 지각변동에 의해 화강암 사이로 반려암이 끼어들어 온 관입현상, 화강암에 둘러싸인 포획현상 등의 또 다른 지형 현상들도 이곳에 함께 발견되고 있어 이 일대의 지리적, 학술적 보존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념물로 보존될 필요가 있다.
둘째, 요선암 일대의 빼어난 경관에 대한 보존 필요성이다. 예로부터 이 마을의 이름은 무릉리이고, 강을 굽이돌면 도원리이다. 이름하여 신선이 놀던 곳 무릉도원(武陵桃源). 널따란 반석들 여기저기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돌개구멍이 복합적으로 발달된 지형자체가 마치 선녀탕을 연상케 하고 주천강물이 부딪치는 약 30여m의 석벽과 굽이져 흐르는 깊고 맑은 강물, 설기산 자락 등은 마치 선경에 들어온 신선을 연상케 하는 경관 가치 역시 빼어나다. 이러한 빼어난 경치를 살려 무릉도원에 신선을 맞이했다는 정자 요선정(邀僊亭)이 지어졌고, 신선이 요선암의 돌개구멍(포트홀)을 마치 선녀탕으로 여겼다니 요선암 일대의 빼어난 경관 역시 보존 가치가 매우 큼을 말해주고 있다.
셋째로 권역 내에 함께 보존되어 온 요선정은 조선조 숙종의 어제시(御製詩) 현액을 내릴 만큼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고, 화강암의 토르(tor)에 새겨진 마애석불은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주민 곽(郭)씨, 원(元)씨, 이(李)씨 3姓에 의해 지켜져 온 요선계(邀僊契)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 계안(契案)을 가지고 있는 역사적 현장으로서의 중요성 역시 함께 보존 되어야할 학술적 가치가 있다. 요선암 돌개구멍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이 지역의 역사적 가치도 함께 지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크게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의 유산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현장 학습장의 자원으로 잘 보존 되어야 한다. 호야지리박물관에서는 이미 영월지리트레킹 현장 체험학습장의 첫 번째 현장 답사 코스 지역으로 요선암 돌개구멍을 마식지형을 활용하고 있고 그 동안 400여회 1만여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한 바 있다. 이처럼 훌륭한 천연자원을 단순히 놀고, 즐기다 가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관련 학계와 교육계 등의 깊은 관심과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하면서 향토 자원에 대한 가치 보존을 더욱 새로이 할 때라 생각된다.
|
| <저작권자 © 영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