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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학생때 일짱이었던 내친구!오부영 남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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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9.08  15: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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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누리가 더위 먹은 듯 울긋불긋한 여름의 기운이 상식을 뛰어 넘을 정도로 하천과 계곡은 물론 산과 들, 우리네 일상생활 현장 구석구석까지도, 관광지에도, 담배밭에도, 심지어는 쉼 없이 울어대는 소 마굿간을 점령 한지 꽤 여러 날이 지났고, “덥다” “덥다” 이렇게 매서운 혹한은 처음이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혀를 차고 있다.

이렇게 더위를 몰고 올 심산으로 지난달에는 그렇게도 많은 비를 뿌렸는가 생각하니 새삼 자연의 섭리 앞에서 초라해지는 인간의 한계를 실감치 않을 수 없다. 며칠간의 폭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주었으며 가족을 잃은 울부짖음에 우리의 이웃은 또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가?

이제는 어느 정도 응급 복구가 끝나고 일상의 생활로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의 처참했던 수해민들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더구나 반복적으로 매년 물난리 걱정에 잠 못 이루던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은 더더욱 이불짐을 쌓던 마음고생은 당하여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으리라.(이제 남면 연당지역의 많은 주민들은 집단이주를 통한 근본적 해결책에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문득 얼마 전 어릴적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고 저마다 해야 할 일이 많기에 자주는 아니지만 오랜만의 만남은 참으로 즐겁고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기도 하지만 세월 따라 변해가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옛 그리운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 참 좋았다. 삼겹살에 과일까지 먹고 더 이상 넘길 여지가 없어지자 이야기하는 중에 오랜 친구이면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 중 한 친구는 어릴적 키도 크고 덩치도 조금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가 일짱, 요즘식으로 말하면 일진회의 일짱 쯤 될 것이다. 그 친구가 일짱이 된 비결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 친구에게는 형이 있었다. 그 형은 성격이 거칠고 힘이 좋았는데 내 친구는 그 형에게 무지막지하게 얻어터지곤 했다고 한다. 그것이 일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친구들과 싸우게 되었는데 아무리 맞아도 형에게 맞던 것에 비하면 별게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겁도 나지 않고 그냥 맞붙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일짱이 되었다는 것이다.

형에게 맞은 강도가 워낙 세서 친구들 주먹은 우스웠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다소 엉뚱한 쪽으로 그이야기를 연결시켰다. 고난을 겪는 것이 이와 같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특히 큰 고난을 겪은 사람에게 고난이 유익 할 수 있는 것은 큰 고난을 극복한 후 겪는 작은 고난은 더 이상 무섭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 성숙됨이 아닐까? 그러고 보면 세상사에서 무의미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이것은 나 자신의 고백이기도 하다.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고 사고 때문에 죽음 가까이에 갔다가 되돌아온 적도 있었다. 사는 게 참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한 기억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만물에 평등하다 하지 않았는가! 어려움이 있으면 반드시 기쁨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고 생활하는 지혜를 가져보았으면 한다.

물난리로 거처를 잃었고 애써 가꾼 담배밭에, 고추밭을 덮쳐 한해 농사를 망친 우리 이웃의 아픔을 서로 감싸고 위로하면서 그래도 아직은 따뜻한 우리의 이웃이 있어 살맛이 난다는 자신감을 주었으면 좋겠다.

당장은 아프고 고통스럽고 억울하고 열이 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게 얻어터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은 일짱 친구의 이야기속에서 나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그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 같다. 우리가 그토록 싫어하는 극심한 고난조차도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부딪치고 대한다면 아무리 힘든 어려움도 그리 공포스런 존재가 아니지 않겠는가?. 아름다운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살다가 만나는 좀 별난 벗 정도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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