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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散策 <19> 자유인의 지혜는 삶에 대해 명상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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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출전: 논어論語 선진先進]
풀이 자로가 귀신을 어떻게 섬기냐고 여쭙자 스승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사람도 못다 섬기는데 어떻게 귀신을 잘 섬기겠는가?"
"감히 죽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삶도 아직 모르면서 어찌 죽음에 대해 알려 하는가?"
길잡이 이 역시 공자와 자로 사이의 대화다. 거칠 것 없는 성격의 자로는 어느날 난데없이 불가항력적 존재, 신비주의, 죽음과 사후 세계 등에 관해 궁금증이 일었나 보다. 질문을 받은 스승 공자는 그러잖아도 찬찬치 못한 이 제자에게 일단 즉답을 피하고 본다. 아니 즉답을 피했다기보다는 그보다 좀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고 봐야 한다.
깊이읽기 불교는 윤회 및 사후 세계에 관해 가장 정치한 교설을 확립한 종교다. 그러나 놀랍게도 생존시의 붓다는 윤회와 사후생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윤회와 사후생이 주는 의미가 오묘하고 경이롭다 할지라도 '지금, 여기'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 못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은 근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을 연구하는 죽음학/생사학 연구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인간의 삶은 결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으며 죽음 뒤에 더 큰 세계가 펼쳐지지만 우리의 초점은 늘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자기를 완성하고 초월하는 데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목적을 가장 바람직하게 성취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공자의 생각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해 여러 현자들의 어록도 함께 나열해 본다.
"자유로운 사람이 죽음보다 적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자유인의 지혜는 죽음에 대해서가 아니라 삶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다."-스피노자, 윤리학Ethica 중에서.
너희가 정말 죽음의 영을 보고 싶거든 너희의 가슴을 삶의 문을 향하여 활짝 열어라. 삶과 죽음은 강물과 바다가 하나이듯 하나이기 때문이다. -칼릴 지브란, 예언자 중에서.
"삶의 기술도 모르는 사람은 죽음의 기술도 알 수 없다."-간디, 날마다 한 생각 중에서.
글ㆍ엄재억∥인문고전사랑방 "동인同人"(http://edongin.kr)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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