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연>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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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나조장환 원주상공회의소 영월지소장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6.08.07 13:59:36

해마다 주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해는 연례행사처럼 영월군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태풍 빌리스에 영향을 받은 장대비는 8천여 명의 주민대피령을 내리게 했고 밤새워 불안에 떨고 집걱정 재산걱정하며 안절부절 뜬눈으로 지새게 했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해야한다. 자연을 거역할 때 그 대가는 인간에게 톡톡히 뒤돌아 온다. 우리는 농경지 확대를 위해 수많은 제방을 쌓았다. 아니 아직도 쌓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일본을 비롯하여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제방을 허물어 강으로 되돌려 놓았다. 멀리가지 말고 우선 가까이부터 보자.
선돌 제방, 북쌍리 제방은 강을 좁히고 물 흐름을 곧게 하여 유속을 빠르게 했다. 늪지, 습지를 없앤 것이다. 서면, 주천, 평창 줄줄이 그 모양이다. 하루빨리 강물이 제자리를 찾게 하라.

72년 대홍수에 이어 90년도에는 동강교와 철교를 집어 삼키고 영월 읍내를 흙탕물로 쓰러버리더니 2002년에는 루사를 안겨주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상처가 체 아물기도 전에 다시 몰아닥친 빌리스의 후폭풍 에위니아가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10년 주기 대홍수라는 어른들의 통계치는 전설적 이야기가 되었다. 왜 영월은 한반도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은 홍수의 위협 속에 살아야 하는가. 이번 태풍 빌리스도 강원북부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평창군 440m, 정선군 303m, 영월은 130m 내렸을 때 주민 대피소동을 빚었다.

이것은 충주댐, 도암댐이 그 주범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위협을 받지 않으려면 도암댐, 충주댐을 철거해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해마다 연중행사처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댐 수위 관리체제도 불만이다. 태풍 매미의 물 폭탄은 자정이 되어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영월 읍내를 통과했다. 이번에도 충주댐 수문을 조금만 늦게 열었어도 동강은 범람하여 온통 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아찔한 순간이었다. 경기도 여주군민 3만 5천명도 밤새 침수공포에 떨었고 김문수 경기지사는 충주댐 방류량을 막았다. 안 그러면 여주지역 5천 가구가 수몰된다. 수문을 닫으면 댐 자체가 위험했다. 충주댐이 터지면 15시간 내에 서울이 수몰된다. 단양군에서는 통제소에 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긴박하다 못해 살벌한 밤이었다.

그러면 댐 수위 조절 통제는 누가 하나? 건설교통부산하 한강홍수 통제소가 한강수위와 댐 유량을 조절해서 통제한다. 따라서 영월군민의 생명과 재산은 한강홍수 통제소에 맡겨져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영월 댐이 건설되면 다시는 수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일반 상식적인 생각이다. 댐이 건설되면 수해는 한강 홍수통제소가 하기 때문에 서울 침수가 없을 시는 괜찮겠지만 서울시민의 피해가 막대하다고 판단될 때는 영월읍민은 물 폭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댐을 건설해야 옳다는 논란은 영월댐 관리 통제권을 영월 군민이 가질 수 있는 특정협약이 작성된 이후에 주장해도 늦지 않다. 댐 건설 효율성에 앞서 관리통제권이 관건이다. 정부가 당초 영월댐 건설을 포기한 것은 홍수조절 효과가 미미하고 댐건설 예정지가 단층지대이며 연약한 지반이 많아 붕괴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또한 동굴누수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댐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은 정부당국이 민, 관 공동조사단을 통해 내린 결과이다. 댐 건설에 있어서 안전이 보장되고 홍수를 막을 수 있다면 반대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필자도 중앙시장 침수지역에 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댐이 수해를 막을 수 있다면 맨 앞장서서 뛸 것이다. 그에 앞서 영월읍민이 수해에서 벗어나려면 도암댐, 충주댐이 철거되어야 한다. 이것만이 우리가 홍수를 영원히 추방하는 길이다.

소양강댐도 수해 후 쓰레기 처리비용이 30억 원이 든다고 한다. 소, 돼지가 떠내려 와 가축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파리, 모기 때가 엄청나 인근주민들이 아우성이다. 무엇으로 보상 받아야 하나. 슬픈 주민이다.

영월군은 이번 태풍 에위니아 동강 범람 위기에 따른 초기 대응은 물론 마무리도 잘했다. 토사를 쌓아 범람을 막았고 경찰서, 소방서, 군부대 등과 야간 위험 발생 시 대책방안도 마련했다.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휴일에도 쉬지 않고 많이 애쓴 공무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장미가 고와도 가시가 있듯 옥에 티라 할까 영월대교가 위험수위에 왔을 때 안전지대를 지정하고 안내해주어 수해민이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주민희생 예측을 위해 획일적 통제는 주민을 불만스럽게 한다. 많은 사람이 동강대교 범람이라는 진귀한 구경거리를 보기 위해 한량하게 물 구경 나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곳에 나온 사람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수위를 확인하러 나온 사람들이다. 나의 통제에만 따르라는 식은 티가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동감범람의 수위에 의해 대피해야할 주민이 있고 안 해도 될 사람도 있다. 때문에 짐 보따리를 싸야하나 말아야 하느냐는 각자 판단도 병행돼야 한다. 영월군민이 홍수 시 물 구경 나온 것으로 매도한 일방적 통제가 안타까웠다. 영월군민은 수해에 이골이나 있고 스스로 판단 할 줄 알며 또 스스로 정리할 줄도 안다. 오죽하면 어느 주민이 TV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아나운서가 물었을 때 ‘우리가 다 알아서 한다’고 대답했겠는가.

동강대교 위험상황을 직접 보았다면 불안도 작아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을 것이다. 수해복구 비용도 이제부터는 피해액 산출에 의해서만 받아서는 안 된다. 대도시 안전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불안에 떨고 공포의 밤을 지냈는가. 정부에 위험수당을 요청해야 된다. 그 비용이 수천억 원은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해의연금을 강원도에 전달했다. 우리 영월군이 돌려받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