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무릎꿇은 선생님!오부영 군청 경제정책과장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6.06.10  10:50:2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url복사 메일보내기
지난 5월은 봄철 산불 비상기간이 속해 있어 단비를 기다리며 애꿎은 날씨를 탓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계절의 여왕이라 많은 사람들은 계절을 음미하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면서 여름을 맞고 있다.

더하여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념일이 있어 솔직히 5월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날, 스승의날, 부부의날과 같이 나의 위치를 주변으로부터 생각해 보는 날들이 많다.

옛부터 기성세대들은 배우기를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배우고 익혀 왔던 터라 무릎꿇은 선생님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고 한탄도 해보지만 어쩌랴! 하는 낙심의 마음은 이내 포기로 이어진다.

오성(鰲城)과 한음(漢陰)으로 널리 알려진 오성 이항복(李恒福)이 재상으로 있을 때 높은 관리들이 찿아오면 당연히 앉아서 절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훈도 한분이 문간에 와 있다는 연락을 받고는 버선발로 뛰어가 맞아 들이고 공손히 접대했다. 주위 사람들이 이유를 물으니 어렸을 때 글을 배운 훈장이었다는 것이다. 다음날 이항복은 훈장이 머무는 숙소를 찾아 비단과 쌀을 드리며 노자에 보태 쓰도록 했다. 그러나 훈장은 “여행에 필요한 경비는 쌀 두어 말이면 족하다”고 하며 나머지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훈도는 시골에서 천자를 가르치는 종9품의 말직이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지위에 있는 재상이 하찮은 시골 훈장을 버선발로 뛰어가 맞아들인 것이다. 어렸을 때의 선생이라도 존경하는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후일 그가 재상의 지위에 까지 올랐을 것이다. 이항복도 훌륭하지만 그 스승 또한 못지않게 훌륭하다. 아마 훌륭한 인품을 지닌 스승이 있었기 때문에 이항복과 같은 훌륭한 제자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훈장은 어릴 때 글을 가르쳤던 아이가 재상이 된 것을 보는 것만으로 더없이 기뻤을 것이다. 그리고 재상이 된 후에도 오만하지 않고 옛 스승을 모실 줄 아는 제자를 보고는 선생으로서의 보람을 만끽했을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비단과 쌀보다 더 갚진 것을 얻었는데 ....

올해도 예전처럼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선생들은 우울해지지 않을까? 작년 스승의 날에는 경찰이 어느 학교 교무실을 급습해서 책상을 뒤지는 일까지 있었지 않았는가? 스승의 날에 그런 수모를 당하느니 차라리 학교 문을 닫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금년에는 초, 중, 고교의 70%가 휴업을 했다고 전해진다. 존경 할만한 선생을 모실 수 있고 사랑스런 제자를 둘 수 있는 행복이야 말로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일 진데 훈훈한 사제간의 정이 실종 된 현실이 서글프기 짝이 없다.

지난달 18일 청주의 한 교사가 학교 급식 지도 등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의 항의를 받아 무릎을 꿇고 사과한 사건으로 교권 침해 논란이 거센 가운데 얼마전에는 인천에서도 한 여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남학생 제자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정녕 이 나라에 교육이 실종 되었는지? 수업시간에 장난치고 떠드는 학생에게 꾸중만 해도 학부모들이 몰려와 항의를 한다고 한다. 아이의 기를 죽인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그저 못 본 체 하고 넘어 간다는 것이다. 과연 교육적인 효과나 인성교육이 가능할까?

물론 지금 이 시간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사제간의 정으로 웃음을 나누며 학문에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새삼 어린시절 며칠 결석한 어느날 삼사십리 신작로길을 따라 가정 방문을 오셨던 선생님을 마주치지 못하던 촌놈의 두 손을 꼭 잡아 주시던 그해 5월의 아카시아 숲이 그리워짐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리라!

공동생활에서 규율을 어기는 행동은 교사가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그것이 교사의 임무이고 학부모는 학생을 교사에게 맡기는 게 옳지 않은가? 아마 이항복도 어린시절 글을 배우면서 선생님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훌륭한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바라건대 내년 스승의 날에는 좋은 소식만 언론을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막강한 대한민국의 아줌마들 힘을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쏟아 주었으면 더욱 좋겠다.<정애정>
영월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url복사 메일보내기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은행나무길 32 (하송리 113-7) 영월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 225-02-63194  |  계좌번호 : 영월농협 351-1115-7667-43  |  예금주 : 영월신문  |   등록번호 : 강원, 아00126
등록일 : 2012. 4. 18  |  창간일 1992. 7. 1  |  발행·편집인 : 최홍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홍식  |  전화: (033)374-0038~9  |  FAX : (033)374-1494  |  E-mail : ywsm1992@daum.net
Copyright © 2022 YEONGWOL-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