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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송숙 글벗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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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6.03  1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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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시골집에 가는 나는 갈 때는 고속도로를, 돌아올 때는 국도를 이용한다. 주말을 잘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어려운 숙제를 마친 후처럼 마음이 느긋해져서 낯선 길을 무작정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기도 하고 공연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처음엔 규칙적으로 무얼 해야 한다는 일이 생리에 맞지 않아 길을 나서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요즘엔 내가 그 길을 접수한다는 생각으로 다니니 한결 마음이 편하기까지 하다. 이 길이 내 길이거니 하는 맘 말이다. 누가 그랬더라. 내 집 앞 공원이 내 정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다니니 살가운 마음에 눈길이 더 가더라고. 요즘엔 국도를 운전하며 다닐만하다 내가 다니는 길은 국도라기보다 지방도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시골 길이라는 것이 대체로 산이 높고 길이 험해 양지 바른 곳에선 목련이 지고 벚꽃이 날리고 하는데 모퉁이만 돌면 늦가을처럼 황량하기가 그지없다. 그래도 겨울이 가면 봄은 오는 것.

어느 시인은 봄을 ‘결박 풀어져 봄이 오다’라고 했다. 결박이라고 하니 다시 또 다른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생각이 난다.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그러고 보니 치열하게 싸워 살아남은 것이 봄의 의미인가 싶어 좀 섭섭하기도 한데 한술 더 보태 개화도 아니고 낙화를 보러간다는 계획을 보고는 꽃이 지는 모습을 보기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이가 얼마나 될까. 울고 싶을 때 옆에서 뺨을 때려주는 것처럼 내 설움을 낙화에 기대는 핑계를 삼으려는 것이겠지. 그러자면 꽃이 지는 모습도 환상적인 벚꽃보다는 모가지 째 뚝뚝 떨어져버리는 동백이 제격이 아닐까 싶었다. 노랑이 연두로 그리고 초록으로 다시 울울창창한 녹음으로 깊어가는 동안 나에게는 몇 번의 봄이 찾아오고 지나갔을까 내게 봄은 어떤 의미 일까 단순히 한 계절이 가고 오는 의미는 아닌 듯 했다.

사진사가 되고 싶은 야망을 가진 한 청년이 어렵게 유명한 사진작가에게 지도를 받게 되었다 이제는 드디어 나도 훌륭한 사진작가가 될 수 있겠구나, 흥분한 청년은 설레는 마음에 며칠 잠을 설치다가 스승에게 가서 물었다
“스승님처럼 사진을 잘 찍는 사진사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다
“망설이지 말고 사진기의 뚜껑을 열고 찍기 시작하는 것이지.”

봄이 별건가 렌즈를 열고 무엇을 찍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청년에겐 봄이 시작된 것이고 예순이 다 된 나훈아가 마흔 번째 봄이라는 이름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이 그에겐 새로운 봄일 것이다. 그리고 내겐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웅웅거리는 어떤 기운이 글로 태어날 때가 아닐까 싶은데 그러고 보니 내게 봄은 아직도 소원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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