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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容恕)행복에 이르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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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13  00: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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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태 재경영월군향우회사무국장

2003년 10월 9일.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손에 팔순 노모와 환갑을 앞둔 아내, 그리고 3대 독자 아들을 잃은 고정원(64)씨는 수많은 번민의 밤을 보내고 괴로워하다 결국 유영철을 용서하고 그를 양자로 삼겠다고 밝혔다. 고씨는 유영철이 남긴 어린 아들과 딸에 대해서도 “평생 아빠를 그리워할테니 내가 사는 동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91년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어린이들이 놀고 있는 여의도광장으로 차를 몰아 2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많은 부상자를 낸 김용제(당시 21세)에 의해 6살된 손자를 잃은 서윤범(73) 할머니. 손자를 거의 혼자 키우다시피 한 서할머니 역시 용서와 분노 사이를 수없이 오간 끝에 범인을 용서하고 양자로 받아들이는 기적을 보여주며 그를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범인(凡人)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데 무엇이 이 분들로 하여금 가장 큰 분노의 대상이었던 범인(犯人)들을 용서하고 양자로까지 받아들이게끔 한 것일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크고 작은 원망이나 배신, 원한, 분노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감정들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것은 개인과 개인, 부부, 사회와의 관계에서 국가대 국가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는 범위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모두 표출하면서 살기는 어렵다.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고 용서하고 배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위에서 인용한 두 분의 경우처럼 용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거룩한 행위이다. 서로의 작은 원한이나 마음의 상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분노하는 ‘보통사람’에게 용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행위 중에 하나가 용서이다. 그럼에도 모든 종교에서는 용서를 최고의 가치와 수행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미국 테네시대학교의 캐서린 로울러 교수는 용서를 하고 난 후에는 혈압과 심장박동수가 줄어들어 마음이 평온해지며 용서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적게 나타나고 긍정적이고 행복감을 더 느낀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는 용서를 단지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자기 스스로를 놓아주는 것이라며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미움이나 분노를 통해서는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으며 개인적인 차원에서든 또는 국가적, 국제적인 차원에서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행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용서를 실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인간 삶에 있어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용서하는 방법과 관련해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의 에버레트 워딩턴 교수는 ‘REACH’의 다섯 단계를 사용해 사람들이 용서를 잘 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R(recall the hurt) 상처를 다시 기억해 내고, E(empathize) 당신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과 감정이입을 하고 즉, 입장을 바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A(altruistic) 용서하지 못하는 것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고, C(commit) 당신이 경험한 용서의 결정을 바꾸지 않고, H(hold on) 용서를 했는지 의심이 들 때마다 용서를 붙잡고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가 그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말 중에 ‘남자친구가 못생긴 건 용서해도 “똥배”는 용서 못해’라는 말이 있다. 이 유행어처럼 ‘똥배’만 빼고 크고 작은 미움이나 원한, 분노 등은 모두 다 무조건 용서하는 일상의 거룩함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용서를 실천하는 그 순간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내 안에 만들어 질것이라고 감히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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