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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영월칡줄다리기’ 강원도무형문화재 지정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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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07  13: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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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칡줄다리기’를 검색하면 어학사전에 ‘강원 영월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속놀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칡줄다리기 행사는 우리 고장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채 전해 내려오고 있는 값진 민속문화유산이다. 

  조선조 6대 임금인 단종대왕은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중에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운동이 발각되자 세조에 의해서 17세의 어린 나이에 관풍헌에서 승하했다. 그 후 1452년(숙종 24년) 단종이 복위되자 영월주민들은 단종의 애환과 설움, 그리고 억눌렸던 한을 풀어주고 주민화합과 풍년을 기원하는 칡줄다리기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 

  특히 동아일보 1934년 3월6일자에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매년 농촌오락의 줄다리기를 하였는데 금년에도 음정월18일에 경찰서 앞에서 색전대회를 개최하였는바 동편이 대승하였다 하며 줄을 소방조에 기부하기로 하였다’라는 보도가 실려 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영월칡줄다리기의 전통이 끊이지 않고 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967년 영월군민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시작되었던 단종문화제(당시 단종제)부터 현재까지 칡줄다리기는 최고의 볼거리로 자리매김하며 이어져오고 있다.

  왜 하필이면 칡줄이었을까? 영월지역은 논이 적고 산이 많은 산촌이라 볏짚은 농촌지역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재료였다. 그런 까닭에 볏짚을 이용하여 7t 규모의 줄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 대신 주위에 많이 자생하는 칡의 질긴 성질과 길이가 길다는 장점에 착안하여 농한기의 풍부한 잉여인력으로 칡을 채취하여 칡줄을 제작할 수 있었다.

   
 

  동강을 중심으로 동편(수줄)과 서편(암줄)의 칡줄은 무게만도 각각 3.5t, 길이 30m 정도의 거대한 규모다. 칡줄을 제작하기 위하여 봄부터 9개 읍면별로 약 7~8t의 칡을 채취하여 동편은 동강을 중심으로 덕포리에서, 서편은 서삼면 지역의 칡을 모아 영흥리에서 칡줄을 제작한다. 칡줄 제작과정에서의 안전을 기원하고 칡줄다리기의 시작을 단종대왕신께 아뢰는 고유제를 지낸다. 헌관들이 천신, 지신, 단종대왕신에게 잔을 올리고 축관이 축문을 낭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칡줄은 매년 단종문화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칡줄다리기 행사를 위해 본 행사장인 동강둔치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진행하는 각종 퍼포먼스는 영월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해학과 풍미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칡줄은 암·수줄이 서로 동·서편의 편장과 부편장을 태우고 선소리꾼의 한 서린 구령에 발맞춰 동·서 양편에서 각각 출발하여 단종이 사약을 받고 승하하신 관풍헌 앞에 다다르면 마치 세조에게 항의라도 하며 한풀이라도 하듯 두 개의 줄이 서로 요동치며 줄 싸움을 한다. 칡줄다리기 본행사를 위해 암·수 칡줄이 동강둔치에 도착하면 암·수줄을 잇는 결합행사가 있고 뒤이어 또 한번 단종대왕께 제의를 올리며 화합과 풍년을 기원한다. 줄 잇기 행사는 동서 화합과 암수 결합, 단종과 정순왕후의 해후 등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행사를 위해 제작된 칡줄을 행사 때까지 동서 양편에서 각자 엄격하게 관리와 통제를 하는데 부정한 사람이 칡줄에 함부로 접근한다던가 칡줄의 중간을 넘다가 발각되면 큰 화를 입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칡줄다리기 행사가 끝나면 칡줄을 잘라다 삶은 물을 마시면 득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손이 귀한 집에서는 칡을 잘라갔다. 칡줄다리기는 예전에는 동서 양팀제로 지는 편이 이기는 편의 부역을 대신해 주기도 하였다. 지금은 주민화합 차원에서 상금을 걸고 읍·면 대항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나 농촌지역의 젊은 인력의 도시 유출로 칡줄 이동 및 행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어린이 칡줄다리기, 관광객 칡줄다리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겸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민속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다. 또한 전국에서 유일한 칡줄다리기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유래와 가치를 볼 때 영월칡줄다리기가 올해 강원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거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을 영월군민들은 소망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영산줄다리기(국가지정26호), 기지시줄다리기(국가지정75호), 삼척기줄다리기(강원도지정2호), 밀양감내게줄다리기(경남지정7호), 의령큰줄다리기(경남지정20호), 남해선줄끗기(경남지정26호)등 6개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마치고 원형보존과 계승발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월칡줄다리기의 원형보존과 계승발전 및 '강원도 무형문화재' 추진을 위해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영월군과 영월문화원, 그리고 주민들이 뜻을 합하여 영월칡줄다리기보존회(회장 김준기)를 결성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2여년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2022년 2월 15일 보존회를 재정비하고 강원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목표로 다시 출발하였다. 특히 2022년 9월 29일 정선군에서 펼쳐진 제29회 강원민속예술축제에는 영월군민 260명이 참여해 도민 앞에서 영월칡줄다리기 경연을 펼침으로써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군민의 염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농촌인력 부족으로 인한 타 기관이나 단체의 인력 협조를 과감히 탈피하고 순수하게 군민들이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밖에도 칡의 채취와 칡줄 제작 전과정에 대하여 아카이빙 작업으로 기록화하고, 영월칡줄다리기에 대한 학술용역과 학술 심포지엄을 실시하여 칡줄다리기를 체계적으로 고증하고 학술체계를 정립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슨 일이든 느리게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가다가 멈추지 않을까 하는 것이 더 걱정스럽다. 군민 모두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뜻을 함께한다면 영월칡줄다리기는 강원도 최고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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