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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김삿갓문화큰잔치 전국백일장 일반부 장원작>소리 (유상묵/경기도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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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오는 바람소리에
귀를 적신다
구름은 습관적으로 흘러가고
흐르지 못하는 내가 남아
빛나는 은유의 행간 속
귀를 열고 누워있다
보이는가
우 우. 산끼리 스크럼을 짜고
몰려든다 달려든다
달려드는 것을 막을 수 있겠지만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산의 발목 어디 쯤
힘겨워 무릎 꿇은 그 앞에
江(강)은 짐짓 모른 체 한다
내어 줄 길은 애초에 없었다
무심히 흐를 뿐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청빈했던 기억들과
그리웠던 순간들을 呼名(호명)하며
물음표처럼 생긴 낚시바늘을 던진다
저 강바닥에서 건져 올린
의문들이 파닥거린다
가볍고 무거움의 경계는 어디인지
화두를 깔고 앉은 산을 향해
소리쳐 보라
세상은 알 수없이 자꾸만 넓어지고
나는 점 점 좁아지는데
산은 안단테 안단테로
아무것에도 무게 지우지 말라 한다
깃털로 날아다니고 싶은 나는
오늘도 늘 그 자리
딛고 선 바닥 밑 시퍼런 잔뿌리가 내린다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지만
아무래도 버려지지 않는 나는
아무래도 비워지지 않는 나는
손 씻고 살고 싶은 나는
종합적으로 후회막급인 나는
저 산을 향한 목울대의
메아리 속에서 길을 잃는다
까칠한 밤송이 하나가
툭,
천둥소리로 떨어진다
온 山(산)이 떨리는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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