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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토끼의 해
윤병화  |  세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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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6  13: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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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은 토끼의 해이다. 토끼는 호랑이와 함께 여러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 호랑이나 거북이 등의 동물을 속이는 토끼는 속임수의 명수로 나온다. 체구는 작고 체력은 약하지만 호랑이와 같은 맹수에게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꾀로 그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은 가히 영웅적이라 할만하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겉모습 때문에 토끼를 약하고 선한 모습으로 보았지만 재치와 용기를 지닌 동물로 인식했다.  

 이에 필자는 토끼와 관련해 강원도 영월군의 설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명판(名判) 토끼의 지혜’(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전 82권 강원도 영월군편, 1980∼1988.)이다.

 

  호랭이가 함정에 빠졌다 이 말이야. 호랑이가, “아, 당신은 들여다 보지 말고서 나를 살려주면은 은혜를 갚을테니 날 살려다오.” 가만히 생각하니…(중략)…힘껏 잡아당겨 끄내 놨다 이거야. 끄내 놓으니까 호랭이가, “내가 빠진지 일주일이 됐는데 배가 고파서 배길 수가 없어. 내가 널 잡아먹어야겠다.” “너는 내가 니 생명을 살려놨는데 나를 잡아먹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럼, 이걸 재판을 해야 된다.” 마침 퇴끼(토끼) 하나 깡충깡충 뛰어 온다 말이야. “토생원, 토생원.” “예.” “이 재판을 좀 해주시오. 호랑이가 함정에 빠졌는데 이걸 내가 끄내놨더니 일주일 있어 배가 고파 날 잡아 먹는다 하니 그 좋은 일하고 벼락 맞는 일 아니요. 이거 토생원이 재판 좀 해 주시오.” “그럼 내가 재판관이다.” “어서 빠졌는냐? 함정이 어디 있느냐?” 갔단 말이야. 호랑이를 따라. “재판관이 시키는 대로 해야 된다.” 그러니까 도로 저가 빠져 봐라 이 말이야. 그래 도로 빠졌다. “이 길로 가서 장작 마른 나무 한 짐 지고 오너라.” “이 굴을 덮어라.” “불을 질러라.” 불을 지르니까, 연기가 나니까 호랑이가 나올 수 있어? 호랭이가 그만 홀랑타 죽으니까 호랑이를 짊어지고 가죽을 베껴 호랑이를 팔고 호랑이 고기 먹고 이래고 고만 원수를 갚지 않았어

 

  이는 호랑이가 구해준 사람이 잡혀 먹힐 위기에 처한 상황 속에서 토끼가 정의롭게 사람을 구해줬다는 것이다. 호랑이는 어리석고 그 은혜도 모르는 악질적인 동물이지만 토끼는 반대로 약자를 도와주는 동물이다. 심판관인 토끼의 모습을 통해 매사 자기가 베푼 대로 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설화는 경북 구미에서도 ‘꾀 많은 토끼의 재판’이라는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3년 토끼의 해에 주목할 만한 사자성어로 ‘수주대토(守株待兎)’를 제시하고 싶다. 수주대토는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토끼가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송나라의 한 농부가 하루는 밭을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가더니 밭의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목이 부러져 죽는 것을 보았다. 이후 농부는 그루터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토끼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즉, 착각에 빠져 되지도 않을 일에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21세기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옛 것만을 고집하다보면 분명히 뒤처질 수 있다. 2023년에는 자신의 자리에 대한 안정성에 기반한 의식구조에서 벗어나 역동하는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로 한 해를 설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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