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강릉시, 강릉수력발전소 발전재개 공론화 협약 체결
강릉지역 시민단체·정선군 주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강릉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평창군 도암댐을 이용해 21년째 발전방류가 중단된 강릉수력발전소 재가동을 위한 공론화 협약을 체결하면서 도암댐 방류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발전 방류가 시작되면 동강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동강의 수질악화는 물론 레프팅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영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강릉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는 지난달 30일 강릉시청 시민사랑방에서 ‘강릉수력발전소 발전재개를 위한 공론화’ 협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강릉지역 시민단체와 정선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경실련과 강릉시민행동, 강원영동생명의숲, 시민환경센터 등 강릉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991년부터 2001년까지 10여년간 진행된 도암댐 발전방류는 남대천 생태계 교란, 수질오염, 하류연안 어장피해 등 수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결국 2005년 12월 21일 국무총리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는 도암댐을 홍수조절용댐으로 전환할 것과 방전방류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수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발전방류가 중단된 20여년 동안 발전방류의 사업주체인 한수원은 도암댐 수질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남대천이 죽어가고 있다고 근거없는 불안감을 조장하며 주민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도암댐 방류문제는 강릉뿐만 아니라 영월군, 정선군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므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발전을 재개하겠다는 강릉시와 한수원의 야합에 대해 더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다시 한번 시민 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선군번영연합회(회장 임채혁)도 “도암댐은 이미 지난 2005년 국무조정실에서 홍수 조절용으로 사용하되 근본적인 수질개선과 댐 내 퇴적물 준설을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며 “도암댐 상류에 추진하는 고랭지 밭 비점오염저감사업은 아직 효과가 부족하고 강우 시 여전히 토사와 흙탕물이 댐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영회는 또 “한수원에서 강릉 남대천 유지유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방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후 위기로 매년 정선지역은 물론 한강 상류의 유지유량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하천유지유량 부족과 수질 악화로 한강수계 수질오염총량관리 목표수질 달성을 어렵게 하고 도암댐 하류 하천 생태계 파괴를 초래하는 도암댐 발전방류 재개를 정부에서 묵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선군과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각각 실시한 도암댐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부유물질과 총인이 호소수 2등급 수질기준을 최근 3년간 59회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서강보존본부 엄삼용 상임이사는 “동강은 영월 주민이 먹는 생명의 젖줄로 도암댐에서 동강으로 내려오는 수량이 15억톤 가량인데 발전 방류를 할 경우 하루 3억톤 가량으로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특히 수량 감소로 인해 동강수질도 치명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영월군민이 먹는 식수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강원도에서 도암댐 갈등과 관련한 실무협의체를 추진하고 있는데 영월군이 빠져있다”며 “도암댐 문제에 있어 영월군도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협의체에 영월군도 포함 시킬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암댐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 조짐이 나타나자 강원도는 실무협의회를 통해 기본적인 쟁점이 정리되면 가칭 '도암댐 갈등 조정 협의체'를 구성해 수질 개선사업, 지역 상생 발전사업, 갈등 사안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