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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정체성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엄의현 (행정학박사/경북도립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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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7.04  1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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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영월신문은 창간 16주년을 맞이했다. 영월신문 발행인의 창간사는 참으로 의미 있는 지적을 하고 있다. 16년 전에 '삶이 풍요로운 영월을 위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영월'을 기치로 창간 된 영월신문의 창간정신은 오랜 세월이 지나서 더욱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16주년에 즈음한 창간사를 읽으면서 “아직도 영월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시정체성(都市正體性)에 대한 일반적 이론과 개인적 생각을 전제로 영월의 정체성에 대해 담론적 차원의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

1960년대 이후 우리는 경제성장과 함께 급격한 도시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합리주의에 기초한 도시성장은 외적·기능적·물리적 성장에 치우치게 되었다. 따라서 도시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취와 역사성은 점차 상실되었다. 또한 급격한 도시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개발은 서구의 기능적·합리적 패러다임에 주로 의존함으로써 오랜 역사를 통해 축척된 지역 고유의 전통과 귀중한 문화적 자산마저 잃게 되었다. 그러므로 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변모되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으나 그 효과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도시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도시정체성이란 무엇이며, 도시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체성은 우리 인간 환경 속에 존재하는 개체 또는 집단이 본디 참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성향을 말한다. 인간을 정체성의 주체로 보는 경우는 인간정체성이고, 도시를 주체로 보는 경우는 도시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정체성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 국면을 가지고 있는데 그 하나는 동일성(同一性)이며, 또 하나는 개별성(個別性)이다. 도시적 관점에서 보면 동일성은 ‘어떤 도시가 그 도시답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개별성은 ‘어떤 도시는 다른 도시와는 다르고 더 낫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도시정체성은 ‘어떤 도시의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그 도시의 자기다움’이며, 이러한 도시정체성은 도시의 역사·문화·사회경제적 특성으로 형성되며 도시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방화·분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의 주체성과 지역문화와 지역개성이 강조되고, 도시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도시정체성의 확립이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도시공간의 외적 모습 뿐만 아니라, 도시산업과 문화차원에서도 향후 독특한 특성을 가질 수 있도록 애쓰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각 도시와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전통, 우수성을 부각할 뿐만 아니라, 지역민이 자기 도시에 대해 갖는 자부심과 귀속감을 제고하는 효과도 갖는다. 지방화를 세계화·개방화에 대한 응전의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각 도시에서 활발하게 전게되고 있다. 도시정체성의 확보는 새로운 지역 마케팅(place-marketing)전략으로도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영월의 정체성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영월은 산업화시기에 대한민국의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산업화시기의 정체성이 미래의 도시정체성으로서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있다. 그럼 미래의 영월은 어떠한 도시정체성이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쾌적성(快適性)이라 생각한다. 쾌적성은 도시 어메니티의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 어메니티(amenity)라는 용어는 ‘친근하다’, ‘쾌적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도시 어메니티란 도시공간에 존재하는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는 모든 소재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볼 수 있다. 도시공간에 존재하는 ‘친근하고 쾌적한 소재’들로 인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만족스러움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즉, 도시 어메니티란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농촌의 모든 사회적 자본을 말한다. 예컨대 농촌 특유의 자연환경과 전원풍경, 지역공동체 문화, 지역 특유의 수공예품, 문화유적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쾌적성을 주는 요소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자연제약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이동성, 주거공간의 온도조절 등을 중시하였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공해문제의 해결이 당면과제가 되었고,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도시미화운동과 함께 도시미(都市美)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서는 획일화되어 가는 현대도시에 대한 반성에서 도시의 정체성 회복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증가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편리성에서 환경성으로, 환경성에서 심미성·문화성으로 그 비중이 확대되어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지난 5월 17일부터 5월 23일까지 영월군의회에서는 최고의 박물관 고을과 명품도시 육성을 위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보고서는 연수성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명품도시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건설하는 것 보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 스스로가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별화된 명품도시를 위해서는 우리 군이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 굳게 믿는 근성부터 가질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겠다.

최근 영월에서 인도 등에 설치된 각종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명품도시의 초석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한 줄의 사족을 붙인다면 명품도시에는 사람이 함께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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