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Y Choir 2008 U.S.A Concert Tour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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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Y Choir 2008 U.S.A Concert Tour 후기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16박 17일 간의 미국 투어를 돌아보며-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8.02.29 13:47:33

정 규 일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동계입영훈련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한 이번 'YY Choir 2008 U.S.A Concert Tour'는 내 삶을 설계하는데 아주 귀중한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었다. 청소년 문화를 꽃피우기에는 다소 척박하게 여겨지는 영월 땅이지만, 이곳의 청소년들도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알릴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몸소 느끼고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고, 또 영월의 아이들의 가진 잠재력과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더욱이 우물 안의 개구리 마냥 좁은 세상만을 보며 살아오던 나에게는 세계를 보는 안목을 넓히는 계기를 갖게 되었고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모국의 정을 한껏 느끼고 돌아올 수 있었다. 16박 17일의 미국에서의 여정은 현재 눈에 보이는 결실을 맺어가는 중이며,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스스로를 단련하는 강한 마음과 세계를 품는 넓은 마음을 얻고 돌아올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되었다.

아래에 설명할 여덟 가지는, 미국 공연 동안 우리를 변화시킨 장소와 사건들이다.

1. Los Angeles 주님의 영광교회
1999년 1월 3일 신승훈 목사님을 담임목사로 청빙하면서 교회 이름을 주님의 영광교회로 개명했다. 현재 L.A.에 있는 이곳 주님의 영광 교회는 교인이 3000명 이상으로 전 세계에 있는 한인 교회 중 가장 큰 교회로 성장했다.
미국 공연 일정의 첫 단추를 꿴 이곳은, 작지만 강한 의지와 믿음이 모이면 불가능한 일들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 곳이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비록 교회의 시작은 작았지만 이제는 크게 성장한 모습을 통해, 우리의 시작 또한 보잘 것 없지만, 우리 손으로도 세계적인 일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곳이다. 이곳의 교인 분들은 따뜻한 마음으로 맞아주셨고, 처음이라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진 공연이었지만 진심어린 환호와 박수로, 앞으로 계속될 우리의 공연 일정들을 응원해주시고 축복해 주셨다. 특히나 여기에서 영월중학교를 졸업하시고 석정여고에서 교편생활을 하다가 오신 윤근섭 권사님 및 정지숙 집사님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우리를 보시고 영월을 몹시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뭉클해졌다.

2. C.C.S.(Capital Christian School)
C.C.S.는 Sacramento에 소재한 명문 사립학교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모여 있는 Mission School 이다. C.C.H.S.에서 학교 관계자 및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양국 문화의 특성에 대화의 시간도 갖고, 이 학교의 수업도 4일 동안 직접 참여했다. 또 이 학교에서 진행한 Combined Program을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학생들이 각각 한 명씩 짝을 지어-Shadow라는 이름으로 그림자처럼 함께 다니며 생활했다. 그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학교의 안배였고, 학생들 서로가 상대방의 모습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매우 강조하는 미국 교육방식과 민주적인 문화를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 내 자신도 자각하지 못하는 새 조금씩 경직되어 가던 나의 사고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직접 나가서 부대끼지 못했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채플(Chapel)
YY Choir와 함께하는 특별한 채플. 매주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드리는 채플을 이날은 Concert 형식으로 조금 특별하게 진행되었다. C.C.S.의 학생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C.C.H.S. 합창단과 2곡을 합동 공연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채플을 마쳤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를 통해 함께 연습하고 호흡을 맞추었다.

이곳의 교감선생님이신 Mr.Graham은 “영월청소년합창단의 공연이 C.C.S.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었습니다”하는 최고의 칭찬과 격려를 해주셨다. 미국 학생들에게는 점점 잊혀져가는 단원들 간의 존중의 자세와 단합된 힘을, 우리의 공연 가운데서 보았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곳의 친구들은 우리들의 여권을 빼앗아서 한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떼를 쓸 정도로 서로에게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잘 통하지 않는 영어와 온갖 손짓 발짓이 딱딱했던 서로의 사이를 점점 녹여갔고 CCS에서의 마지막 날은 결국 서로 헤어지기 싫어 눈물까지 흘렸다. 우리의 노래와 친해지고픈 마음이 Sacramento에 인연의 끈을 만들고 온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4. 시온장로교회
시온장로교회는 새크라멘토(Sacramento. CA)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로 우리가 머무는 동안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를 해결해 주시고 항상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곳이다. 그 고마운 마음을 우리의 진심어린 노래로 답하기 위해서 공연도 한 차례 했다.
이곳의 분들은 진심으로 우리를 아껴주셨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를 너무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 ‘情’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랄까? 정말 친자식처럼 아껴주시고 도와주시는 그 모습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이곳 시온장로교회는 대한민국의 ‘정’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따뜻한 눈빛으로 공연 내내 우리를 바라봐 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5. Shriners Hospitals
Shriners Hospitals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 22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과와 화상, 척수 골절 부상, 갈라진 입술과 혀 부분의 치료(구순열 및 구개열)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아동 전문병원이다. 전 세계의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무료로 치료해주고, 장기간의 병원 생활로 소홀해 질 수 있는 교육문제를 병원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아이와 부모가 같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이곳의 운영은 지역 유지 및 후원자분들의 기부금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된 병원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고향을 등지고 돌아서는 일이 빈번한 요즘, 진심으로 나의 고장을 아끼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고 정말 아름다운 기부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또 영월지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위에서 언급한 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연결해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던 곳이었다.

6. Golden Pond
3415 Mayhow Road에 위치한 ‘Golden Pond’라는 이곳은 크고 작은 질병을 앓고 계신 노인 분들의 요양시설이었다. 생활의 기본적인 주거, 세탁, 목욕, 음식, 의료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문적인 관리원들과 도우미를 통해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춘 곳이었다.
빡빡한 일정 가운데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음악에 대해 사색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이곳 'Golden Pond'는 인생의 연장선상에 서 계신 노인 분들의 마지막 휴식처와 같은 곳이었다. 비교적 조용하고 우아한 선율의 곡이든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곡이든, 그것을 부르는 내게는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해서 침잠되어 갔다. 하지만 공연이 계속되자, 그곳에 계신 분들이 우리의 음악을 함께 교감하는 것을 느꼈고, 공연이 끝 후에 한 노인 분과 대화를 갖는 소중한 시간 속에서, 나는 음악이 가진 위대한 힘을 피부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작게만 생각되었던 우리의 음악이 그들의 마음에 작지만 따뜻한 행복을 안겨드릴 수 있었다는 것,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음악'이라는 인간의 공통 언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의 공연이었지만 그곳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음악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7. Cathedral of Saint Mary of the Assumption
샌프란시스코의 1111 Gough Street에 소재한 이 성당은, 1971년에 건축된 것으로 세계 종교건축 분야에서 매우 비중 있는 건물이다. 매우 효과적으로 소리를 공명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건물은 그 아름다움이 우리의 음악과 아주 잘 어우러졌다. 이곳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우리는 매우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YY Choir를 지도하시는 최상규 교수님과 그곳에서 만난 박성진 목사님(미국 유니온 신학교 교수), 그리고 Saint Mary성당의 Organist의 인연으로 가능했던 공연이다. 세계적인 이곳에서 우리 합창단의 공연을 성사시키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 이곳에서 공연을 함으로써 조금 더 세계의 한 가운데 우리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8. U.C. Berkeley
샌프란시스코 일정 가운데에서 U.C. Berkeley 탐방을 통해 얻은 경험과 인연도 잊지 못할 것 중에 하나다. 기존의 일정 동안은 밴을 타고 우리 단원들이 함께 이동했지만, 이날은 지하철을 비롯한 미국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팀을 나눠서 이동했다. 어른들의 도움 없이 단원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목표로 한 곳을 찾아가야 했기에 다소 걱정은 되었으나, 단원들의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이곳에서 한인 학생회 사람들을 만났는데, 우리들의 미국 공연 이야기를 듣고 아낌없는 찬사와 응원을 보내주었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연락이 닿아 소중한 인연을 쌓아가는 중이며, 언제가 우리들을 꼭 초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해 와서, 나로서는 기쁘기 그지없다.

이번 미국 순회공연을 통해 얻은 것들은 하나같이 값지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들 중에서도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들과 배운 점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 스스로 도전을 받고 변화된 것보다 합창단 동생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더욱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순회공연 중간 중간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정말 바람직한 공동체 의식을 체화시키는 Y.B.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족한 것들이 정말 많은 우리였지만, 모두가 힘들 때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일원이 되어간다는 것이 실감이 될 때 진심으로 행복했다.

또 한편으로는 고등학교 1,2학년 때 이처럼 좋은 기회를 얻게 된 동생들이 부럽기도 했다. 남보다는 조금 더 일찍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느끼고, 세계를 꿈꾸고, 또 그들의 힘과 가능성을 발견해 나가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 지금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고 생활해 나간다면 분명 훗날 자신의 위치에서 빛을 발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와 우리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이번 'YY Choir 2008 U.S.A Concert Tour'를 통해 얻은 열매들을 바탕으로 2009년도 미국 공연을 준비 중이며, 영월의 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월에서 세계적인 것을 한다고?’ 하는 의심을 누구보다 가장 많이 했던 나였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돌아왔다. 숭례문의 소실로 온 나라가 안타까워하고 있는 지금,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그것을 향한 대한민국인의 의지’ 그것이 진정한 국보 1호라고 자부하고 미래를 살아간다면 우리의 문화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p.s. 이번 여정을 통해 말로 이루 다 할 수 없는 좋은 경험들을 하게 되어 진정 행복합니다. 또 이것들이 가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안봉엽 단장님과 최상규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