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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대접받는 비법유성목 영월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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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01  11: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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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의 일이다. 원주 출신인 청석 윤길중(尹吉重) 선생께서 국회 부의장을 하실 때의 일이다. 내게 휘호 한 점을 보내 오셨는데 휘호 끝에 유성목 군에게 라고 써서 보내셨다.
워낙 명필로 소문 난데다 오악(五握)서체로 더욱 유명하신 분인데 휘호의 글씨는 심한일경(心閒一境)이라는 4자였다. 당시 50세였던 나는 ‘저게 무슨 내용일까?’하고 이러 저리 생각하였는데, 이런 저런 내용이려니 짐작만 하고 액자를 만들어 거실 벽에 지금까지도 걸려있다.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심한일경>의 액자를 쳐다보다가 선득 머리를 스쳐가는 느낌이 가슴에 와 닿았다. 지금까지는 ‘마음이 한가한 것도 경지중의 하나’ 또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 제일의 경지’라고 느껴오던 것과는 달리 ‘남에게 베푸는 게 최고의 경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까지도 생을 살아오면서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부끄럽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 왔지만 어렵고 힘든 이웃과 외롭고 소외당하는 주위의 삶에 무엇을 해 주었고 얼마나 위로의 삶을 살아왔는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가슴을 치고 올라왔다. 기회 있을 때 마다 생각보다는 실천이 우선이라고 다짐하면서도 좀처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언젠가는 현생을 떠날 테고 노자 한 푼 없이 가야 할 저 세상일진데 무엇을 아끼고 왜 미련과 회환과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가려고 하느냐? 모든 걸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살지 못하느냐? 하는 자성의 결구였다.

靑石先生께서 나에게 주신<심한일경>의 경구가 이런 것을 뜻 함 일진데 우둔하여 너무 늦게 깨우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늦다고 느낄 때의 시작이 그래도 빠르다, 라는 신념으로 남은 여생을 살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며칠 전 신문을 뒤적이다가 D신문 오피니언란에 ‘나이 들어 대접받는 비법 7가지 비결’이라는 제목이 눈에 띠었다. 인생 말년에 ‘9988234’를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하다면서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만 앓다가 사흘째 죽으면 행복한 인생이라는 것이다.

범인(凡人)인 우리가 이런 것을 바랄수야 없겠지만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고 고생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지듯 영원히 잠들면 얼마나 좋으랴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신문은 편안한 죽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는데 이는 품위있게 고상하게 늙어가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노년의 품위를 유지시켜주는 것은 직위나 돈이 아니라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무욕(無慾)과 깔끔한 자기관리를 하라는 것이다. 존경받는 노후를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투자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7가지를 들 고 있다.

첫째, 나이 들수록 집과 환경을 깨끗이 해야 한다. 주변을 정리 정돈하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은 과감히 덜어내고, 귀중품이나 패물은 유산으로 남기지 말고 살아생전에 선물로 주는 것이 효과적이고 받는 이의 고마움도 배가된다.

둘째, 항상 용모를 깨끗하고 단정히 해 구질구질 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젊은 시절에는 아무 옷이나 입어도 괜찮지만 나이 들어서는 비싼 옷을 입어도 좀처럼 태가 나지 않는다. 목욕도 자주하고 깔끔하게 옷을 입도록 하자.

셋째, 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많이 하라. 노인의 장광설과 훈수는 모임의 분위기를 망치고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 내 옆을 떠나게 만든다. 말 대신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라.

넷째, 회의나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해라. 집에만 칩거하고 대외 활동을 기피하면 정신과 육체가 모두 병든다. 동창회나 향우회, 옛 직장 동료들의 익숙한 모임도 좋지만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이색 모임이 더 좋다.

다섯째, 언제나 밝고 명랑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라. 지혜롭고 활달한 노인은 주변을 활기차게 만든다. 어떤 모임에서든 짧은 지혜의 말이나 독창적인 유머 한 가지를 곁들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여섯째, 지갑은 열수록, 입은 닫을수록 대접 받는다. 돈이든 일이든 자기 몫은 다 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즐겁고 가족과 아랫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환영을 받는다. 남이 사면 나도 살 줄 알아야 대접받는다.

일곱째,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라. 이제껏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세상만사와 부부 자식문제가 어느날 갑자기 기적처럼 변모할 리가 없지 않은가! 되지 않을 일로 속을 끓이느니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심신과 여생을 편안하게 한다. 욕심을 내면 마음만 괴롭다.

여기에, (1) 하루 한 가지씩 좋은 일을 하고, (2) 하루 열 사람을 만나고, (3) 하루 백자를 쓰고, (4) 하루 천자 이상의 글을 읽으며, (5) 하루 만보씩 걷는다.

이것이 노년에 지켜야 할 이른바 1, 10, 100, 1000, 10000의 원리로서 이것을 매일 시행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노년의 삶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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