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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己亥年), 생활자치를 시작하자
엄의현  |  중앙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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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6  14: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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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출범 100주년이 되는 해다. 내가 태어나던 해가 기해년이었고 다시 기해년이 되었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 초기인 1803년 정월 초하루에 두 아들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새해가 밝았구나.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서 반드시 그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산은 아들에게 해가 바뀌는 즈음에 몸과 마음에 뭔가 변화를 일으켜 구태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를 했던 것이다. 
  지난 100년을 돌아볼 때, 3.1운동으로 본격화된 민족해방투쟁은 1945년 광복으로 이어졌고, 광복이후 새로운 나라 세우기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도정(道程)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국가적으로 국민소득 3만불에 이르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값은 싸고, 한 명 한 명 사람의 가치는 기업, 국가 등 집단의 가치보다 한 없이 가볍다. 돈과 권력이 사람위에 있는 사회, 나라는 잘살게 됐지만 소수의 독점이 심화되며 극소수만 군림하고, 나머지는 극한투쟁을 벌이는 사회가 되었다. 
  한편 지방으로 눈을 돌려보자. 1991년 지방의회가 재구성되고 1995년에 시장·군수·구청장과 시·도지사를 주민들이 직접 선거하여 선출하면서 지방자치의 틀은 만들었다. 지난 28년동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제 지방자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각자의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지방자치가 지방정부에 의해 어떻게 수행된다는 형식적인 모습은 충분히 학습했다. 지방자치에서 주민의 참여는 실질적인 자치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주민참여가 결여되면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생활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들은 우리주민들의 의사와 동떨어지게 결정되어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월군의 정주인구는 4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노인인구는 2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이다. 우리는 생각해봐야한다. 인구가 늘면 우리의 사회가 우리의 고장이 달라질까?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우리 고장이 달라져야 인구가 변화하리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론이다. 인구감소가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도회지의 좁은 땅에 발 딛고 사느라 치열해진 경쟁과 적대감의 촉수를 누그러뜨리고, 이웃과 온기를 나눌 계기가 될지 모른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성장, 경쟁, 성과지상주의라는 인구팽창 시대의 가치와 결별하고 사회의 체질을 개선해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삶을 담보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적정성장의 개념을 도입해야한다. 덜 생산하고 덜 소비하더라도 건강하게 살 궁리를 해야 한다. 적정생산-적정소비-적정순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경제 패러다임이 돌파구다. 영월은 적정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는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지역 일자리, 농업·농촌, 지역복지, 보육과 교육, 지역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에 따라 영월다움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 이러한 적정성장과 영월다움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영월로 이주하여 정주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자치가 필요하다. 
  생활자치란 일상의 생활과 관련된 공공(公共) 및 공사(公私)가 혼재된 서비스의 결정 과정 및 생산 활동에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체의 활동을 말하는 개념이다. 생활자치에서 생활은 행정기관이 공급하거나 일부 공동체가 스스로 결정하는 서비스의 대상을 말하는 것이며, 자치란 그러한 대상을 주민스스로 결정하고 생산 활동에 참여하여 제도를 생성하거나 개선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13일 행정안전부 장관은 1995년 민선지방자치 출범이후 변화된 지방행정환경을 반영하여, 획기적인 주민주권을 구현하고, 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 및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며,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지방자치법」전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기해년에 다산의 정월 초하루 편지를 생각하며, 영월지역에서 생활자치를 시작하는 원년(元年)이 되기를 희망하고 또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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