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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지식의 저주여혜선 한여농군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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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1.09  1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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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엘리자베스 뉴턴은 스턴퍼드 대학에서 간단한 놀이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땄다. 그녀는 실험에 참가한 두 무리의 사람들에게 각각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역할을 주었다. 두드리는 사람은 생일축하노래나 미국국가 같은 누구나 알고 있는 25개의 노래가 적힌 목록을 받았는데, 그들의 임무는 목록에 적힌 노래 가운데 하나를 골라 노래의 리듬에 맞춰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듣는 사람은 두드리는 사람이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노래의 제목을 맞혀야했다.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50%정도는 맞출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듣는 사람은 2.5%뿐이 맞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일단 정보(노래의 제목)를 알게 되면 두드리는 사람은 더 이상 ‘알지 못 한다’ 는 느낌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테이블을 두드릴 때, 그들은 맞은편에 앉은 듣는 사람이 음악이 아닌 단순하고 단절된 몇 개의 타격 음 밖에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다.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정보가 ‘저주’를 내린 셈이다. 또한 이러한 저주는 우리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스틱! 칩히스.댄히스 지음 中에서)

아빠가 아들에게 수학을 가르친다. 23-18 = □을 풀어보라고 하고 아들이 틀린 답을 적었다. 이렇게 쉬운 것도 모르냐고 하면서 아빠는 답답해했다. 그렇게 몇 문제를 함께 풀다 아빠는 화가 나서 수학을 가르치는 것을 포기했다.

밥을 못 하는 사람도 있을까? 밥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밥을 한 번 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밥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쌀 봉지에 밥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놓고 있다. 요리책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초보자가 요리책을 보고 그대로 요리를 하기는 어렵다. 요리책을 쓰는 사람이 초보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과 만났다. 한 친구가 고민을 털어 놓았다. 지방에 사는 시누이가 자기 집에 대학생 조카를 맡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카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놓지 않는 버릇없는 아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조카를 맡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방에 사는 나는 가끔 내 아이가 커서 대학을 가면 서울에 동생도 있고 언니도 있고 하니 학교 근처면 그곳으로 보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뜨끔했다. 서울에 사는 친구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보낼 때 들어가는 비용이 시누이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지 잘 모르고 시누이는 서울에 있는 올케에게 내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주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나의 직업에 대해 나는 잘 알지만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의 직업에 대해 잘 모른다. 가끔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린다.

지식의 저주는 소통에 문제를 가져다준다. 나는 내가 아는 지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도 자기가 아는 지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지 못 하게 된다.

영월농협이 파업에 들어갔다. 조합장님과 조합원들과 비노조원들과 노조원들과 그들의 가족들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 모두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혹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영월농협의 발전)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사주, 노조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핵심이 아닌 핵심을 설명하기 위한 이야기가 왜곡되고 저주받아 핵심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찾아서 서로 소통 가능한 이야기를 만들고 조금씩 양보하길 바란다. 항상 좋을 수는 없다. 가끔의 고통은 우리를 성숙시키고 발전시킨다. 오늘의 이 고통이 영월농협 발전의 큰 징검다리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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