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행정이 빚은 최악의 해프닝은 1998년 5월 8일 환경부와 경기도가 평택시 안성천에서 개최한 ‘황소개구리 소탕작전’에서 일어났다.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 등이 냇물로 들어가 함께 그물을 던지는 포즈까지 취했다. 그러나 1000여명이 사냥에 나서 이날 잡은 황소개구리는 단 1마리였다. 야행성 동물을 대낮에 잡겠다고 몰려든 것부터가 잘못이란 지적도 있었다. 조선일보는 “가히 외국 언론의 해외 토픽감”이라며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자신들도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 와중에 장관은 “우리가 온다는 소문을 듣고 황소개구리들이 다 도망간 모양”이라고 농담을 했다. 야당은 “앞으로 환경부는 황소개구리 단속정보를 사전에 개구리에게 흘리지 마라”고 비꼬았다. 소동을 빚던 황소개구리들이 요즘은 잠잠하다. 2000년대 이후 족제비나 너구리 등이 잡아먹기 시작하면서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김명환의 시간여행 122). 

  조선조 관가가 모여 있던 광화문 거리엔 만인산(萬人傘) 행렬이 볼 만 했다. 만인산은 비치 파라솔만한 덮개와 휘장, 산대로 꾸민 색동 일산(日傘․큰 양산)이다. 붉은 자수로 원님 이름을 크게 수놓고 고을 유지 이름도 써넣었다. 만인산을 앞세운 사람들은 꽹과리와 북을 치며 종일 거리를 누볐다. 이색적인 송덕 기념물로 수령의 공을 조정에 알리는 이벤트였던 셈이다. 이제 며칠 뒤면 영월군도 군수와 지방의원들이 떠나고 들어선다. 실의에 빠진 낙선자들이 있는가? 선거는 단판승부가 아니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게임으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군민의 명령을 잘 수행하는지가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변수다. 어딘가 당선자가 갖지 못한 기회가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잘될 것 같아도 세상사 만만치 않다. 자만하다보면 작은 일을 놓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큰일도 그르칠 수 있다. 
  정약용은 “훌륭한 수령은 떠난 뒤에도 백성의 사랑이 남는다”고 했다. 새로 공직을 맡은 자들은 재선만을 위하여 황소개구리 소탕 때의 시행착오와 포플리즘(인기영합주의)을 경계해야 한다. 양평군민들은 2006년 6월 27일 퇴임한 경기도지사에게 주민 4000여명의 이름을 자수로 새겨 넣은 만인산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영월군민 4만여 주민의 이름을 자수로 새겨 넣은, 군민들의 마음에 만인산을 받쳐주는 그런 단체장과 군의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