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웃 - 영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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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웃한향자 영월읍 덕포7리

영월신문 | c3740039@chol.com

승인 2007.09.07 13:36:06

『따뜻한 이웃』상호가 아름답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저렴하게 공급하며 여기서 얻은 수익금은 사회복지를 위한 일에 쓰는 일을 하는 가게이다. 오늘은 따뜻한 이웃에 가는 날이다. 보잘 것 없고 좁은 공간이지만 상호 그대로 즐거운 마음을 주는 곳, 나는 그곳을 정말 좋아한다. 원주에서 살다가 약 2년 전 남편을 따라 이곳 봉래초등학교 관사로 이사를 왔다 .
몇 달 동안은 동강서강의 절경에 푹 빠져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시멘트 담장들이 나를 가두고 있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월신문을 보다가 “사회복지사”교육이 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고 수강신청을 하였다.
달력에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소식오기를 기다리다 소식이 없어 전화를 했더니 좀더 기다리라고 하였다. 신청한지 약 6개월 후에 원주에서 교육이 있다고 하여 참석했더니 머리 까만 할머니는 나 하나뿐이고 예쁘고 똑똑한 사십대 엄마들이 약 백 명 정도 모여서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곳이 『따뜻한 이웃』 내가 좋아하는 이 좁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내 작은 정성어린 봉사로 그 누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또 하나 기분 좋은 일은 모든 물건 가격이 싸게는 삼백 원에서부터 제일 비싼 것이라야 삼천 원인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팔면 된다니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꿩 먹고 알 먹는 것처럼 좋은 일 하고 내 마음 즐겁고... 『따뜻한 이웃』에 처음 나가서는 가게 한편에 놓여있는 금고에 아니, 금고라고 하기엔 초라한 종이로 만든 통에 들어 있는 하루 판매금액이 아주 적은 액수여서 "이 적은 돈으로 무슨 도움을 주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적은 돈도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너무나 소중한 느낌이 든다. 천원의 가치를 아는 ‘따뜻한 이웃??을 이용하는 고객들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귀하고 예뻐 보인다. 손님 중 조용한 성품을 소유한 듯해 보이며 자녀 삼남매를 둔 삼십대의 봉래 초등학교학부형이라는 엄마는 아이들이 입던 옷과 신발 등을 아주 깨끗이 세탁하고 다림질을 잘하여 갖다 주고 갔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가져 왔지만 이 젊은 엄마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며칠 후에 다시 와서 아이들 옷을 몇 개 골라 선뜻 돈을 주고 사가며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가지고 가는 옷을 좋아하고 잘 입는단다. 그 뒤로 나에게 소중한 고객이 되어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나의 바램은 이런 엄마들이 영월에 많았으면 좋겠다. 또 어느 날 하루는 네 사람이 함께 들어와 물건을 고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집 식구였다. 꽤나 많은 물건들을 팔아주고 나간다. 이런 날은 횡재를 한 기분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정리정돈을 하고 또 다른 손님을 기다린다.
따뜻한 이 작은 공간에서 나는 삶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며 우리 모두가 물건을 소중히 아껴서 사용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돕는 더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영월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