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둔 남성의 80% 이상이 육아휴직을 쓰는 나라, 저녁에 유모차를 끌고 장을 보러 나온 아빠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나라, 바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뽑히는 덴마크이다. 그 덕분에 세계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뽑히기도 했는데, 이러한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한국 역시 남성도 육아를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과 함께 고용노동부에서 펼치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선택하는 용감한 아빠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6년 9월말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는 5,398명으로 전년 대비 53.2% 증가하였고, 전체 육아휴직자(67,873명) 대비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7.9%를 돌파하여 전년 동기 5.4%였던 것에 비교하면 2.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남성 육아휴직을 촉진하는 정책인 “아빠의 달”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한 사람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로 상향하여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아빠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기존보다 금전적 지원을 확대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빠의 달”이용자 수는 1,878명으로 전년 동기(967명) 대비 94% 증가하였고, 남성 비율은 88.6%(1,664명)를 기록하였다. 이 같은 아빠의 달 사용인원의 확대에 기인해 올해부터는 아빠의 달 지원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였다.

  남성 육아휴직 제도는 산모의 심리적 안정 및 보호 차원에서 장려되면서 아버지와의 친밀한 유대관계 속에서 자신감과 자아성취도를 높게 형성해 사회성이 높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장점이 될 수 있어 “육아하는 아빠”가 크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남성이 무슨 육아휴직이냐”라는 편견을 가진 대부분의 보수적인 직장 분위기 속에서 맞벌이 가정의 남성이 육아휴직을 내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어렵게 결심을 하더라도 복직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휴직을 내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가 최대 1년의 휴직 대신 근로시간 단축 신청이 가능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고,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종료된 후에도 육아·가족 돌봄·건강 등의 사유로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하여 근무하는 제도인 “시간선택제 전환 지원제도”를 활용하여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도 있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합의하여 정부의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문화가 바탕이 된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일·가정 양립 문화의 확산은 물론, 사내 근로자가 회사에 언제든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여 당당히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아빠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유연하게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의 개선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