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영월군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어쩌다 이 지역 국회의원이셨던 심명보 의원님과 인연이 되어, 돌아가시기까지 보좌관으로 그 분을 모시면서, 그 분이 남기고 가신 한을 외면할 수 없어, 1994년 8월 2일 무소속으로 이 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하여 참담한 패배를 겪었지만, 그래도 저는 여러분과 영월을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3년 전, 2013년 12월 28일 저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난에 찌든 어렸을 적 우리집안 살림처럼 어려운 동강시스타의 살림살이를 맡아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저는 마음을 다잡고 각오도 새롭게 굳게 다졌습니다. 관사를 팔고, 자동차와 기사도 물리치고, 시끄럽고 불편한 작은 콘도 방에서 낮에도, 밤에도 회사를 껴안고, 고객들과 뒹굴며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를 살려보려고 기도하며 몸부림쳤습니다.

  그 결과 조금씩 회사 사정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어찌됐던 감가상각을 빼면 영업적으로는 처음으로 조금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올해는 더 나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부채(213억원)와 올해 만기회원권 반환금(118억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작년부터 민자유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용역을 통해 내린 결론이라며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추진하라는 강한 압박을 해 왔습니다. 가장 중심을 잡아야 할 영월군은 겉으로는 회생절차를 반대하는 척 하면서도 강 건너 불 보듯 공단의 입장에 따라만 가고 있으며, 강원랜드도 같은 입장입니다.
  저로선 민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과 납품업체, 협력업체들 그리고 주민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한데 무조건 주주단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6월 감사도 받고, 온갖 모략과 술책으로 저를 내 쫓기 위한 저들의 간악함에 올 내내 시달려 왔습니다. 군수와의 사이가 안 좋다는 얘기는 벌써부터 있어 왔지만, 올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가 김진선 후보를 도왔다며 염동열 의원과의 사이를 갈라놓는 이간질도 있었습니다. 동강시스타 문제를 자주 지역 국회의원과 의논한다는 점에서 공단은 이런 정황을 잘 이용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이외에도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조와 마찰, 이해관계를 쫓아가는 몇몇 인사들도 공단의 사장 죽이기 작전에 힘이 됐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불행하게도 저는 이번에도 패자가 되는 가 봅니다. 이미 정의가 실종되고, 의인이 없는 세상, 공인정신이 사라진 세상에서 저 같은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옳게 들릴 리가 만무합니다.
  그래도 저는 마지막 몸부림은 치겠습니다. 오늘 감사원에 동강시스타와 광해관리공단에 대해 공익감사를 해달라는 청구를 했습니다. 오죽하면 사장이 자기가 한 일을 감사를 해 달라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지역 주민여러분께,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특히 제가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께 저의 심정을 호소하고, 이 땅에 토착비리와 ‘公’을 바로 세우기 위한 혁명적 조치가 없는 한, 아무것도 달라질게 없다는 점을 제가 지방에 살면서 뼈저리게 겪은 교훈이라는 점을 간곡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제 눈에는 성희직 시인의 시 '해고자의 노래' 밖에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저도 이런 제가 밉습니다. 모든 걸 용서하고, 미련을 버리고, 훌훌히 가볍게 떠날 수는 없는가. 나이를 헛먹은 제가 밉습니다. 곡기를 끓고 저를 돌아보며 마지막 성찰로 군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데 대해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군민여러분!

2016년 9월 7일

동강시스타
대표이사 강도원 올림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살고 / 진정한 남자는 명예로 산다.
밥그릇을 빼앗긴 사람은  /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명예를 짓밟힌 사람도 /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그럴 땐 이빨을 갈아야 한다 / 두 눈에선 불꽃이 튀고
발톱도 날카롭게 세워야한다 / 짐승의 심정으로 그렇게 싸워야 한다.
사람답게 살고 싶으면 그래야 한다 / 짐승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