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전에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사는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다. 진부하고 답이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잊고 살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물음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욕구충족을 통한 행복추구가 삶의 본질이라고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1991년 4월 15일에 제1대 영월군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있었다. 당시 엄재관 의장은 개회사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왜 이 자리에 모였으며 군민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습니까? 우리는 개인의 인기나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군민 각계각층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수렴하여 무엇이 군민을 위하는 것인지, 무엇이 국가를 위하는 길인지 생각하고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충절의 고장인 우리 영월의 문화유산을 보존 발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등 우리는 우리 모두의 슬기와 역량을 모아 어려운 군민을 위하는 군정이 최우선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당시 30년 만에 부활했던 지방의회가 25년이 지났다. 2016년 7월 제7대 영월군의회는 새로운 의장단을 구성하고 후반기를 시작한다. 지금의 영월군의회는 1991년 제1차 본회의 개회사의 정신을 얼마나 실천하고 실현했는지 우리 모두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군민을 위하는 군정이 최우선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는 충실히 했지만, “왜 이 자리에 모였으며 군민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무엇이 군민을 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1995년 7월 6일 제2대 영월군의회 개원식에서 김태수 군수는 “침체된 영월군 발전을 위하여 모든 공무원들은 확고한 사명감을 갖고 그 어느 때보다도 책임 있는 행정과 열린 행정을 펼쳐 나가기 위하여 항상 봉사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군민의 뜻을 올바르게 군정에 반영하여 나가겠다”는 내용의 축사를 했다. 민선 영월군 집행부는 1995년에 출범하여 20년이 지나고 있다. 민선 6기 집행부가 출범하고 임기의 절반을 넘겼다. 제2대 영월군의회에서 민선 초대 영월군수의 다짐을 20년이 지난 지금 영월군민들은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성년이 된 우리나라 민선 지방자치의 성과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오늘날 지방자치에 기대하는 시대정신이 담론적 구호에서 소득, 고용, 복지, 환경, 주거, 문화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체감되는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1992년 7월 2일 발행된 영월신문 창간호를 찾아서 읽었다. 지난주, 영월신문은 창간 24주년을 맞이했다. 우선 마음깊이 축하를 보낸다. 영월신문 발행인의 창간사는 참으로 의미 있는 지적을 하고 있다. “삶이 풍요로운 영월을 위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영월”을 말하고 있다. 자치, 환경, 문화 그리고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이야기 한다. 영월신문의 창간정신은 오랜 세월이 지나서 더욱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현재 영월신문은 영월정보신문에서 영월저널을 거쳐 영월신문으로, 소유형태도 개인사업체에서 영월군민 36명이 주주로 참여하는 법인체로 바뀌었다. 24년의 세월은 그렇게 흘렀다. 6만 명의 영월군민은 4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그만큼 지역경제도 위축되었다. 풍요로운 삶은 경제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전통과 역사를 제대로 세우고 깨끗한 환경 속에 문화적으로도 성숙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지역사회 역량을 가질 때만이 더불어 풍요로운 삶이 가능해질 것이다.

  세계화·지방화를 이야기한다. 세방화라고도 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우선적으로 찾는 것은 자기지역에서 일어난 뉴스이다. 영월에서 사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뉴스는 영월지역에서 발생한 뉴스이기 마련이다. 지역신문을 이야기 할 때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지역신문이 없다면 지방자치는 불가능하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민주화에 필수적이다. 지역신문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역신문은 지역공동체의 결속과 발전에도 필수적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지적에 동의한다. 이와 같은 지역신문의 중요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지역신문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실정이다. 당연히 우리의 곁에 있겠지 하고 생각한다. 삶의 질이 높은 지역사회 일수록 지역신문이 발전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영월군 민선 6기 집행부는 “전통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함께하는 창조도시 영월”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조도시 영월을 위해서는 우리 군이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 굳게 믿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야 한다. 최근 영월군 집행부는 단종국장을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것은 역사가 테마인 축제를 이벤트화 하는 것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지방자치의 역행이다.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게 죽임을 당했다. 장례를 치르지 못했으며 영월호장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다. 수습하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장릉인 동을지산에 암장하고 피신한 것이 역사이다. 그래서 영월이 충절의 고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명품도시와 창조도시는 역사의 왜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명품도시와 창조도시는 역사적 사실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영월신문은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지역신문으로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강원도 내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중에 결호(缺號)없이 24년의 역사를 가진 언론은 영월신문이 유일하다. 창간이후 그간의 공과를 떠나서 역사성 하나만으로도 축하하고 또 축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영월신문이 꾸준히 관심 가지기를 기대하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먼저 지역복지나 환경, 교육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와 관련된 지역문제에 대해 토론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둘째, 지역주민의 알 권리에 주력하고, 자치행정의 협력자인 동시에 비판·감시자의 역할을 기대한다. 셋째, 지역사회가 가지는 집단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지역문화가 교류할 수 있는 광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 줄의 사족을 덧붙인다면 영월신문이 지역주민의 길벗이길 기대한다. 그러면 영월군민이 행복할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은 충족된다고 생각한다. 거듭 창간 24주년을 축하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