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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몸짱, 그리고 삼순이이윤정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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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4.03  11: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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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엔 항상 예쁜 공주님이 멋진 왕자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걸 읽고 예쁘지 못한 외모에 기죽어서 감히 왕자님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자연스레 조연에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20세기를 지나면서 정신에서 육체로 화두가 바뀌었다고 한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아니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웠으나 정신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어 철학이 발전하고 많은 사상가들이 배출되었다.

그러던 것이 정보통신의발달로 빠르게 가치관이 바뀌고 물질만능의시대가 되면서 육체를 상품화하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확대된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얼짱, 몸짱이라는 괴상한 신조어가 퍼지더니 온 국민을 얼굴과 몸매 만들기에 열중하게 했다. 요즘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꽃미남이니, 예쁜 남자니, 신드롬까지 만들어 내며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린다. 두말 할 것 없이 매스컴의 부추김이 큰 역할을 했다.

그 덕에 제일 재미 본 것은 성형외과와 각종 건강 단련 단체들일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천부적으로 타고난 미인이 아니면 생긴 대로 살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얼굴을 다 드러내는 댕기머리나 쪽진 머리로 미인 소리를 들으려면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머리 큰 나로서는 그때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그렇게 일부만 누리던 미인의 영광을 간단한 의학의 힘을 빌려 예뻐진 모습으로 자신 있게 살겠다는데 누가 돌을 던지랴? 게다가 얼굴 못 생긴 건 용서할 수 없다든지, 못생긴 여자가 공부를 잘하면 독한 년이라느니 하는 유머 같지 않은 말들로 상처를 주는 세상에. 다만 도를 지나쳐서 마치 공산품을 찍어내듯 비슷한 얼굴들이 쏟아져 나와 요즘 연예인들을 보면 누가누군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또 별다른 노력 없이 예쁜 얼굴과 멋진 몸매만으로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되는 세상이다. 여자 연예인들은 너나없이 섹시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들이대며 말초감각을 자극한다. 몸이 주는 감동의 한계인가? 가볍고 천박해 보인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삼순이를 보며 많이 웃고 박수를 보냈다. 뚱뚱하고 평범한(사실 그 연기자는 엄청난 미인이지만)삼순이가 ‘인생 뭐 별 거 있어’ 하면서 양푼에 밥 비벼 탐스럽게 먹으며 다이어트 열풍을 가볍게 비웃어주고, 누구 앞에서도 솔직 당당한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도 사랑도 쭈삣거리지 않고(드라마에서 여자가 먼저 키스하는 걸 처음 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삼순이도 멋지게 살 수 있다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음식도 모양이 좋은 것에 먼저 손이 가는데 이왕이면 예쁜 사람에게 눈이 가는 건 인지상정이리라. 다만 그것이 개인적인 싫고 좋음으로 그쳐야지 취업이나 사회적으로 차별을 두어 불이익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금 못나도 성형하지 않고 외모에 쏟을 시간을 자기내부를 충실히 채워가는 사람은 더 아름답지 않은가?

꽃 중에는 장미도 있고 백일홍도 있고 할미꽃도 있다. 장미를 많이 찾는다고 할미꽃이나 백일홍이 자신도 장미가 되겠다고 한다면 끔찍할 것이다. 그러기 전에 백일홍이나 할미꽃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알아주어야한다. 겉만 화려한 포장지가 되지도 말고 속지도 말자. 어쨌든 앞으로도 성형외과는 번창할 것 같다. 성형한 부모 밑에서 수술 전의 부모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또 병원을 찾을 테니까.
외국에서는 영화에서나 있을 줄 알았던 페이스 오프 수술도 성공했다고 한다. 성형도 한시대의 트렌드라면 새로운 가치를 좇아 관심을 돌릴 때까지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평범한 지어미의 삶이 더 행복한 걸 알지만 그래도 장희빈,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같은 팜므파탈의 미인으로 태어나고 싶은 대한민국 대표 삼순이 아줌마의 얼꽝, 몸꽝의 변(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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