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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중3 담임선생께 드리는 글- 적성을 무시한 진학지도는 학습권 침해일 수도 - 박용서 영월공업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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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2.22  12: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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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겨울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아스팔트 위를 뒹구는 메마른 낙엽들이 마음을 스산하게도 하지만 찬 공기를 가르며 힘차게 교정을 내닫은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상쾌한 열기를 느끼며 이 겨울의 추위를 헤쳐 나갈 힘을 얻는 듯 합니다.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들께서는 일년 중 요즈음이 가장 고민스러울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학급의 아이들의 진로 방향을 놓고 학부모님들의 의견과 학생들의 학력과 소질을 가늠하며 올바른 방향을 찾아주기 위하여 많은 애를 쓰고 계실 줄로 압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모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 내용과, 모 중학교를 졸업한 한 졸업생의 이야기를 통하여 한 여학생의 진학 지도가 본인의 적성 및 희망과 다르게 되어, 뒤늦게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꿈을 이루고자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외람되지만 진로지도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알고 계시다시피 저희 영월공고 건축과에서 2003학년부터 여학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3학년도부터 2006년까지 4년 동안 영월공고 건축과에 지원한 학생들의 출신중학교를 살펴보면 관내 모 중학교에서는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건축과의 경우에는 색채와 조형적 감각을 지닌 학생의 경우에 흥미를 가지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으며, 후일 전문 건축 설계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학과입니다. 또한 건축설계분야와 실내인테리어 디자인의 경우에는 여성의 섬세한 감성과 감각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각 대학의 건축과에는 많은 여학생들이 진학하여 수학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4년간 모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단 한명도 영월공고에 진학을 희망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전자에 언급했던 여학생은 얼마 전 우연히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영월공고 건축과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이라고 이야기 하였더니 그 학생은 자신이 모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소개한 후, 초등학교 때부터 건축설계와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았으며 자신의 장래 희망이 건축가 또는 실내인테리어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어떻게 자신을 꿈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하여 매우 진지하게 질문하였습니다.

또한 자랑삼아 평소 인터넷을 통하여 자신의 관심 분야인 건축설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기록한 것과, 취미삼아 건축설계도면을 스케치하여 놓은 연습장과 같은 노트를 보여 주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건축설계 관련 자료를 매우 자세히 정리하여 놓았으며, 스케치한 건축설계도면은 실제 건축과에 재학하여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보다 뛰어난 솜씨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왜 영월공고 건축과로 진학하지 않고 모 고등학교로 진학하였느냐고 물었더니 영월공고 건축과에 진학하려 하였는데 선생님이 “영월공고 건축과는 좋지 않다”라고 하시면서 모 고등학교로 진학하라고 하시어 할 수 없이 진학하였노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어떻게 건축가나 실내인테리어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지 몰라 인터넷으로만 알아보았었는데 선생님께 여쭤보러 영월공고 건축과를 방문하여도 되느냐 묻기에 흔쾌히 대답하였고, 다음날 학교로 이 학생이 찾아 왔기에 여러 가지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실내 투시도 채색실습(영월공고 홈페이지 참조)을 시켜 보았는데 모든 건축과 선생님들과 주위 선생님들이 그 재능에 박수를 보낼 정도였습니다.

그 후 이 학생은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방과 후에 시간이 날 때마다 영월공고 건축과에 와서 실내투시도 채색을 배우고 있으며, 건축 관련 자격증도 따고 싶다고 하여 공부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주었고, 졸업 후에 건축설계사무실에 취업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습니다.

이 학생은 겨울방학 중에도 영월공고 건축과에 와서 자격증 취득에 관련된 내용을 배우겠다고 하면서 매우 대단한 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 예는 제가 직접 겪은 내용이고 실제로 오늘도 이 학생이 영월공고 건축과에 와서 건축설계와 관련된 CAD에 대하여 강의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위 경우를 읽으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이런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을 무시하고 학교의 필요성에 의해 학생들의 진로가 결정된다면 정말 서글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진부한 표현이겠으나 박지성 축구선수에게 성악가나 화가가 되라고 강요하였다면 박지성 선수는 오늘날처럼 자신의 꿈을 실현한 사람이 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물론 중학교의 졸업생들이 모두 위에서 예로 든 학생과 같지는 않을 것이고 또한 그림이나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단 한명도 없을 수 있지만, 만약 위의 경우와 같은 학생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지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늘 아이들과 마주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있어서 후일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이 가진 소질과 적성을 살려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도하여주는 것이 선생님들의 보람이고 책임이 아닐런지요.

우리학교 건축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여동생은 현재 모 중학교3학년에 재학 중 인데 이 여학생이 영월공고 건축과로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학교 건축과 선생님께서 이 학생을 만나 상담을 하였는데 이 가족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중학교의 한 선생님께서 “원서는 작성하여 줄 수 있으나 영월공고 건축과는 좋지 않다. 그래도 영월공고 건축과 진학을 원하느냐?”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바라옵건대 학교 시스템의 필요성에 의한 진로지도가 아니라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우선하여 진로지도를 하여 주시길 간청합니다.
본인의 학업능력과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여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설득하고 도와주는 것이 선생님들의 역할이고 도리이며 책임이 아닐런지요?
글이 매우 거칠고 두서가 없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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