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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마라톤과 우리의 삶!오부영 남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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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12.22  12: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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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매스컴은 페르샤만의 작은 나라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제 15회 아시안게임 소식으로 연일 스포츠면을 가득 채웠다. 나는 가끔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마라톤 대회(우리 지역에도 동강 울트라 마라톤이 치루어졌지만...)는 물론 국제적인 대회의 마라톤 경기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42.195km라는 그 먼 거리를 혼신의 힘으로 달려 겨우 몇 분, 몇 초 사이로 1,2등이 갈라지는 순간은 언제보아도 안타깝기도 하지만 처절하다는 느낌이다. 우리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라면 백리가 넘는 먼 거리에서 불과 몇 미터, 2시간 10분 내외의 승부에서 몇 초는 얼마나 미미한 숫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종 승자와 2등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얼마나 큰가? 그뿐인가, 월계관은 오로지 우승자의 머리위에 씌어질 뿐이다.

한달여전에 끝난 수능 시험도 어찌 보면 매년 반복적으로 치루어지는 행사이지만 합격여부 역시, 고등학교 3년, 아니 12년의 길고 긴 과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능 시험에서 소수점 이하의 점수로 갈라지기도 하지 않는가? 그 냉엄한 현실은 어린 학생들의 자살을 불러올 정도로 절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극히 단순하게 말한다면 ‘그것이 인생이기도 하다’.

올 한해, 2006년의 긴 365일 여정도 점차 골인 지점에 이르고 있다. 덩그러니 남은 달력의 마지막장을 보면 누구나 어제를 뒤 돌아보는 숙연한 마음을 가지는 이유는 내심 새해에 각오했던 마음과 행동이 뜻한바 이루어지지 않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다행인 것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내년이라는 새로운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생이 반드시 1, 2등을 가려내는 마라톤이 아니고, 스포츠가 아니고 설령 많은 사람들이 1등만을 기억해준다 하여도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그렇게 사는 것도 보람 있는 인생이라는 점이다.

산다는 것은 결국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이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부터 친했던 사람이 점점 멀어져 저만치 있는 경우를 발견하고는 씁쓸해 하기도 한다. 그동안은 절대 그렇지 않고 그러리라 생각지도 않았던 절친했던 사람이 멀어져 가는 느낌을 받고는 어찌해야 하는가 하고 반문하면서 실망도 하고 쓸쓸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사람들로 인해 웃고 행복해하기도 하지 않는가?

저물어가는 한해의 끝자락을 붙잡고 한해를 뒤 돌아보면서 행여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않았는지? 말 한마디가 가슴을 메이게 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받은 상처가 크다면 내가 준 상처도 작지 않았을텐데... 반성도 해보고 위로도 하지만 딱히 어찌 하겠는가?

지난 몇 주간 생활이 어려운 기초 수급자 80여 가구를 방문하면서 혹여, 추운 겨울 난방 걱정을, 끼니 걱정을 해보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새삼 복지국가의 위상을 실감하고는 안도를 했다. 간혹 병들고 노환인 부모를 돌보지 않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얼마 안 되는 생활비 보조금에도 손을 벌리는 그런 아들딸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지만.... 그래도 우리의 주위에는 따뜻함을 베푸는 이웃이 있어 다행이 아닌가 한다.

올 겨울 아니 새해에는 주변에 1, 2등은 물론 열심히 달려 온 인생 마라토너들을 칭찬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격려하고 마음과 마음을 전하면서 희망과 보람을 기약하는 한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새해라는 새로운 레이스를 앞두고 내 굳은 가슴속에 새 순을 준비해야 할 겨울이다. 모두들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외로워도 좋은 계절이다. 월계관을 꿈꾸는 마라토너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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